그라운드의 빛과 그림자 (5)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은 4강 진출이라는 기적에 가까운 성적을 거두었다. 예선전 세 게임과 토너먼트 3게임, 그리고 3-4위 결정전까지 모두 일곱 경기 내내 나도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라운드 위의 선수들과 하나된 마음으로 그들을 응원했다. 우리팀의 승리를 바랐고 바라던 .. 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2010.07.13
그라운드의 빛과 그림자 (4) 어느날 도 대회를 앞두고 연습을 하던 나와 광수를 선생님이 불렀다. 무언가 심각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지 나와 광수 앞을 뒷짐 진 채 교문 앞 플라타너스 나무 그늘까지 걸어가는 동안 선생님은 땅만 보았다. 플라타너스 그늘 아래 뒷짐 진 채 서 있는 선생님 뒤에 나와 광수는 영문을 모른 채 조용.. 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2010.07.12
그라운드의 빛과 그림자 (3) 그 이후, 학교를 다닐 때나 직장을 다닐 때 더러 재미로 하고 더러 내기를 하거나 교회 대항, 직장 대항 같은 이겨야 하는 축구 경기를 하기도 했고 많은 경기를 즐겨 보기도 했지만 그때만큼 짜릿한 기분을 느낀 적이 있었을까. 유일한 예외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이었을 것이다. 2002년의 짜릿한 경험은 .. 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2010.07.12
그라운드의 빛과 그림자 (2) 내가 다니던 학교가 있던 군에서는 매년 군내 초등학교 대항 축구대회가 열렸다. 2~3일 동안 계속 치뤄지는 이 축구대회는 아이들뿐 아니라 근동 읍내의 어른들까지 관심을 보이고 참석하는 연례행사였다. 매년 장소를 바꿔 축구대회가 열리는 학교 운동장은 시골장터처럼 변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 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2010.07.12
그라운드의 빛과 그림자 (1) 한달 동안 축구를 좋아하는 모든 이들의 새벽 시간을 설레임과 열광으로 채워주었던 열정의 축제가 끝났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전통 강호들의 초반 탈락,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최강 남미팀의 결승 라운드 부진, 개최 대륙인 아프리카팀들의 몰락, 대한민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팀의 선전 등이.. 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2010.07.12
묏등에서 잠들다 (4) 얼마나 있었을까. 온 몸을 훑어내리는 으스스한 한기와 사방에서 요란스런 풀벌레 소리에 문득 눈을 떴다.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여전히 사방은 깜깜 산속이고 하늘엔 그 사이 더 많이 돋은 별들이 나와는 상관없다는 듯 한데 모여 초롱초롱 맑은 눈동자들을 깜빡이고 있었다. 바람에 스치는 풀.. 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2010.07.11
묏등에서 잠들다 (3) 산속에 내리는 어둠은 갑작스럽다. 해가 지는 서녘에서 동쪽을 바라볼 때 산은 환하다. 이우는 저녁 해의 빛을 받은 산은 아직 환한 낮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산 능선을 넘어서자 마자 밝은 빛은 사라지고 어둠이 산 뒷편을 온통 감싸안는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서녘으로 지는 해를 받은 산 능선.. 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2010.07.11
묏등에서 잠들다 (2)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2년 남짓 지나고 나는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초등학교는 아버지가 다니던 회사 버스로 통학을 해야할 만큼 사택에서 멀리 있었다. 8시 20분 경이면 사택 앞 공터에서 버스가 아이들을 태우고 학교에 데려다 주었다. 수업을 마치고 나면 저학년은 12시 30분 경, 고학년은 3~4시 사이에.. 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2010.07.11
묏등에서 잠들다 (1) 할머니는 내가 여섯 살 되던 해 돌아가셨다. 할머니에 대한 많은 기억과 추억을 간직하기에 할머니와 함께 한 시간은 짧았다. 할머니를 생각하면 내 기억 속에 가장 먼저 또렷하게 떠오르는 광경은 할머니의 장례식날이다. 철 모르던 나는 갑자기 몰려든 낯선 사람들과 오랜만에 찾아온 친척들로 붐비.. 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2010.07.11
두 번은 없다 두 번은 없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 Texts and Writings/on everything 2010.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