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 쇼팽, 페미니스트 소설의 선구자, [셀레스틴 부인의 이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책으로 나온 케이트 쇼팽의 [셀레스틴의 이혼]을 첫 페이지부터 끝까지 다시 읽었다. 아쉬운 부분이 눈에 보이면, 오자라도 보이면, 혹 잘못된 부분이라도, 틀린 부분이라도 보이면 어쩔까, 하는 조바심도 한 켠에 안고 번역하고 교정하고 수정하고 하면서 세미나 할.. Texts and Writings/works 2019.03.11
레이먼드 카버 - 대성당(7) 아래층 부엌에서 양파 껍질이 조금 든 쇼핑백을 찾아냈다. 나는 내용물을 비우고 쇼핑백을 흔들었다. 그걸 들고 거실로 가서 그의 다리 근처에 앉았다. 나는 물건들을 치우고 쇼핑백의 주름을 편 뒤, 다탁 위에 그 종이를 펼쳤다. 맹인은 소파에서 일어나더니 카펫 위 바로 내 옆에 앉았다. 그는 손가락.. Texts and Writings/works 2010.08.16
레이먼드 카버 - 대성당(6) 우리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몸을 앞으로 기대고 머리를 내 쪽으로 둔 채 텔레비젼을 향해 오른쪽 귀를 내밀었다. 매우 당황스러웠다. 이따끔 그의 눈꺼풀은 아래로 처졌다가 다시 번쩍 뜨이곤 했다. 이따끔 그의 눈꺼풀은 아래로 처졌다가 다시 번쩍 뜨이곤 했다. 이따끔 그는 지금 텔레.. Texts and Writings/works 2010.08.16
레이먼트 카버 - 대성당(5) 그녀가 사라진 뒤, 그와 나는 일기예보에 이어 스포츠 뉴스에 귀를 기울였다. 그때쯤엔 그녀가 올라간 지도 꽤 됐기 때문에 그녀가 다시 올 건지 아닌지도 알 수 없었다. 아마 잠들어버린 모양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녀가 다시 내려오면 좋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나 혼자서 맹인과 함께 있고 싶지는 .. Texts and Writings/works 2010.08.16
레이먼드 카버 - 대성당(4) 나는 술을, 물을 조금 탄 석 잔의 스카치위스키를 준비했다. 그리고 우리는 편안한 마음으로 로버트의 여행에 대해 얘기했다. 먼저 서해안에서 코네티컷까지 기나긴 비행기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다음에는 코네티컷에서 여기까지 오는 기차 여행. 우리는 한 잔씩 술을 더 마시며 그 여정에.. Texts and Writings/works 2010.08.16
레이먼드 카버 - 대성당(3) 그렇게 시간은 흘러 아내는 약속 장소에 마중 나갔다. 기다리는 것 외에 별 도리가 없었으므로--당연히 그 삶이 원망스러웠다--나는 술 한 잔을 들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는데, 그때 자동차가 진입로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술잔을 들고 소파에서 일어나 창가로 가서 밖을 내다봤다. 주차하면.. Texts and Writings/works 2010.08.16
레이먼드 카버 - 대성당(2) 하지만 죽는 대신 그녀는 심하게 아팠다. 그녀는 모두 게워냈다. 장교는--이름 따위야 알 게 뭐겠는가? 어린 시절붙 연인이었는데 이제 뭘 더 바라겠는가?--집으로 돌아왔다가 그녀를 발견하고 구급차를 불렀다. 시간이 흐르 뒤, 그녀는 그 일을 테이프에 녹음해서 그 맹인에게 보냈다. 몇 년에 걸쳐셔 .. Texts and Writings/works 2010.08.15
레이먼드 카버 - 대성당(1) 그 맹인, 아내의 오랜 친구인 그가 하룻밤 묵기 위해 찾아오고 있었다. 그의 아내는 죽었다. 때문에 그는 코네티컷에 사는, 죽은 아내의 친척을 방문했다. 그 친척집에서 그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약속이 잡혔다. 그가 다섯 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오면, 아내는 역에서 그를 만날 예정이었다. 십 년 .. Texts and Writings/works 2010.08.15
제임스 설터 - 어젯밤(2) 집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녹초가 되어 있었다. 그들은 거실에 둘러앉았다. 큰 파티에서 돌아와 아직 자러 갈 기분은 아닐 때와 비슷했다. 월터는 앞으로 할 일을 생각했다. 냉장고 문을 열면 불이 켜질 것이다. 주삿바늘은 날카로웠다. 스테인레스 스틸로 만든 바늘 끝은 면도날처럼 각이 지게 잘렸다. .. Texts and Writings/works 2010.08.12
제임스 설터 - [어젯밤](1) 월터 서치는 번역가였다. 그는 초록색 만년필로 글 쓰는 것을 좋아했는데,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펜 끝을 공기 중으로 들어올리는 버릇이 있었다. 손이 거의 자동장치처럼 움직였다. 그는 러시아로로 블로크를 암송했고, 릴케가 한 독일어 번역본까지 외웠다. 어디가 아름다운지 코멘트까지 할 수 있.. Texts and Writings/works 2010.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