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죽지 않는다 - 강원도 고성 (3) 인공조림보다는 자연복원이 효과적 지난 4월 영동 산불이 꺼진 후 강원도는 복구비로 1천2백억 원을 정부에 요청했다. 영동 산불을 오래 연구한 강원대학교 정연숙 교수는 펄펄 뛰고 있다. 나무를 억지로 심을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정 교수의 주장은 오랜 실증적 연구에 바탕하고 있다. 환경관리.. Texts and Writings/자전거 여행-김훈 2010.07.23
연꽃 있는 사랑이야기(2) 여인의 표정은 깜찍하고 새침하다. 뾰로통한 낯빛처럼 보이기도 한다. 살집이 도톰한 얼굴에 눈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다. 오른쪽으로 잔뜩 몰린 눈동자도 기막히다. 그녀는 어깨 위의 연꽃을 곁눈질로 살피는 낌새다. 물론 촛대에 꽃힌 촛불이 꺼지지 않는지 감시하는 눈초리다. 하지만 감상하는 이에 .. Texts and Writings/꽃 피는 삶에 홀리다-손철주 2010.07.23
퓰리처 수상작 사진전 예술의 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퓰리처상 수상 사진전에 다녀왔다. 사진이 순간의 미학이라고 하지만 완벽한 슈팅을 가능하게 하는 시간과 공간의 완벽한 일치는 더러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오기도 하고 끝없이 참고 기다리는 인내의 결과로 오기도 하고 포토그래퍼의 놀라운 직감에 대한.. 사진/dailylife 2010.07.22
연꽃 있는 사랑이야기(1) 고려 충선왕의 연애담은 애틋하다. 그는 원나라에 머물면서 한 여인과 정을 나누었다. 환국을 앞둔 날, 여인이 그의 소매를 잡고 놓지 않았다. 그는 연꽃을 꺾어주며 몌별袂別했다. 몸은 오고 마음은 둔 탓일까. 그리움이 사무쳐 근황이나마 듣고자 하였다. 밀명을 받고 원나라에 간 사람은 심복인 이.. Texts and Writings/꽃 피는 삶에 홀리다-손철주 2010.07.21
지나가는 것이 지나가는구나(2) 귀 없는 돌부처는 아닌 게 아니라 절묘하다. 말하지 않을 뿐더러 듣지도 않는, 적요한 깨달음을 굴산사 폐허는 일깨우려는 것인가. 우리는 벌판 초입에 놓인 당간지주를 올려다보았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보물이다. 몸돌은 들까부는 장식이 없다. 덤덤하고 졸박한 모양새로 사라진 거찰의 위용을.. Texts and Writings/꽃 피는 삶에 홀리다-손철주 2010.07.21
지나가는 것이 지나가는구나(1) 머무를 곳 있는 자의 칩거는 은전이다. 도연명의 [귀거래사]가 기쁨으로 날뛰는 것은 고향의 풀내음 흙치레가 코끝과 손끝에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 고향이 있어본들 나 같은 자는 달리 수가 없다. 세상만사 포기하지 못하고 밥숟갈에 붙들린 잡배는 칩거는커녕 피신마저 사치스러운 꿈이다. 번민과 .. 카테고리 없음 2010.07.21
이중섭의 소가 맛있는 이유 잇속 챙기려는 작자들이 간롱을 떠는 통에 이중섭 그림이 한동안 혼꾸멍났다. 가짜가 진짜로 행세하고 섭치가 알천으로 둔갑햬씨 때문인데, 미술시장에서 애먼 그림이 매기가 떨어지고 이중섭의 명성을 홀시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가까 그림이 활개쳐 세상을 속일지언정 그 작가의 삶과 작품이 덩달.. Texts and Writings/꽃 피는 삶에 홀리다-손철주 2010.07.21
쌍용에 관한 몇가지 사소한 기억들(4) 어떤 날은 해 아버지와 먼 산으로 고사리를 따러 갔다. 우리들이 놀던 앞 동산이 아니라 마을을 한참 벗어난 좀 더 높고 깊은 산이었다. 아버지는 이따끔씩 그 산으로 고사리를 캐러 가곤 하셨다. 보통은 혼자 가곤 하셨는데 드물게 함께 가자 하시는 날이 있었다. 그런 날은 망태기 비슷한 것을 준비하.. 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2010.07.19
쌍용에 관한 몇가지 사소한 기억들(3) 산 고개를 넘어 도착한 시멘트 회사의 독신자 숙소는 별천지였다. 당시로는 고층의 현대식 건물로 지어진 독신자 숙소에 도착한 사람들, 특히 아이들은 사택 앞 불어난 개울물도, 그 물에 어쩌면 곧 쓸려가 버릴지도 모르는 집도 까맣게 잊은 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구경하기에 바빴다. 층 마다 있는 .. 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2010.07.19
쌍용에 관한 몇가지 사소한 기억들(2) 사택 앞 개울은 평소에는 그저 작은 개울에 불과했지만 여름이면 늘 큰 물이 져서 무섭게 불어나곤 했다. 대부분은 물이 불어나는 정도로 그쳤지만 드물게 불어난 물이 다리를 넘고 사택까지 밀려들 기세여서 사택의 사람들이 모두 집을 버리고 피난을 가야할 정도로 심각하기도 했다. 내가 초등학교.. 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2010.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