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19

쌍용에 관한 몇가지 사소한 기억들(5)

아버지와 동행을 생각하면 떠 오르는 또 하나의 그림. 장성에서 제천까지의 밤열차, 새벽에 도착한 제천역에서의 국밥, 이른 아침 찾은 할머니 산소. 초등학교 3학년 때 가족들은 제천을 떠나 아버지가 직장을 잡은 장성으로 이사를 갔다. 먼 길이었고 낯선 곳이었다. 많은 이야기들이 담긴 곳이기도 ..

쌍용에 관한 몇가지 사소한 기억들(4)

어떤 날은 해 아버지와 먼 산으로 고사리를 따러 갔다. 우리들이 놀던 앞 동산이 아니라 마을을 한참 벗어난 좀 더 높고 깊은 산이었다. 아버지는 이따끔씩 그 산으로 고사리를 캐러 가곤 하셨다. 보통은 혼자 가곤 하셨는데 드물게 함께 가자 하시는 날이 있었다. 그런 날은 망태기 비슷한 것을 준비하..

쌍용에 관한 몇가지 사소한 기억들(3)

산 고개를 넘어 도착한 시멘트 회사의 독신자 숙소는 별천지였다. 당시로는 고층의 현대식 건물로 지어진 독신자 숙소에 도착한 사람들, 특히 아이들은 사택 앞 불어난 개울물도, 그 물에 어쩌면 곧 쓸려가 버릴지도 모르는 집도 까맣게 잊은 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구경하기에 바빴다. 층 마다 있는 ..

쌍용에 관한 몇가지 사소한 기억들(2)

사택 앞 개울은 평소에는 그저 작은 개울에 불과했지만 여름이면 늘 큰 물이 져서 무섭게 불어나곤 했다. 대부분은 물이 불어나는 정도로 그쳤지만 드물게 불어난 물이 다리를 넘고 사택까지 밀려들 기세여서 사택의 사람들이 모두 집을 버리고 피난을 가야할 정도로 심각하기도 했다. 내가 초등학교..

쌍용에 관한 몇가지 사소한 기억들(1)

초등학교 1학년 가을을 넘기기 전에 아버지가 다니던 쌍용시멘트를 그만 두고 이웃 접도 지역인 충북 제천으로 이사가기 전까지 우리 가족이 살았던 곳은 강원도 영월군 쌍용읍의 회사 사택지역이었다. 두 칸 방에 똑같은 모양의 집들에 가장이 시멘트 회사에 다니는 식구들이 살고 있었다. 마흔 다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