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안(3) — “유민” 미술관 이야기 제주 서안(3) — “유민” 미술관 이야기. 3.1절에 쓰는 유민미술관 이야기. 유민미술관을 알게 된 것은 기억도 나지 않는 한참 전 어느 날 아침 텔레비젼을 켰다가 보게 된 한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뷰파인더와 물 흐르는 벽, 화산 석으로 쌓인 돌담 등 미술관.. 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2019.03.07
사루비아 오늘은 사루비아 이야기. 큰아버지 이야기에서 훌쩍 건너 뛴다. 그냥 생각나는대로 가기로 한 터이니. 큰아버지 이야기는 나중에 잇기로 하고 문득 오늘 떠오르는 사루비아에 관한 아픈, 그러나 오래오래 기억된 한 이야기를 떠올린다, 사루비아. 짙은 주홍빛 가느다란 몸에 쪽 하니 뻗은 .. 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2013.12.06
큰 아버지(1) 강원도의 겨울은 추웠다. 큰아버지 집의 겨울 아침은 쨍하게 추웠다. 겨울 아침, 잠에서 깨어 집 안에서 밖을 바로 면하고 있는 문을 여는 순간 냉혹한 겨울 아침 바람은 터진 보의 틈으로 밀려드는 호숫물처럼 국지적이며 총체적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바늘로 한땀한땀 불현듯 찔러대는 것 같은 얼얼.. 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2010.08.17
쌍용에 관한 몇가지 사소한 기억들(5) 아버지와 동행을 생각하면 떠 오르는 또 하나의 그림. 장성에서 제천까지의 밤열차, 새벽에 도착한 제천역에서의 국밥, 이른 아침 찾은 할머니 산소. 초등학교 3학년 때 가족들은 제천을 떠나 아버지가 직장을 잡은 장성으로 이사를 갔다. 먼 길이었고 낯선 곳이었다. 많은 이야기들이 담긴 곳이기도 .. 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2010.08.04
쌍용에 관한 몇가지 사소한 기억들(4) 어떤 날은 해 아버지와 먼 산으로 고사리를 따러 갔다. 우리들이 놀던 앞 동산이 아니라 마을을 한참 벗어난 좀 더 높고 깊은 산이었다. 아버지는 이따끔씩 그 산으로 고사리를 캐러 가곤 하셨다. 보통은 혼자 가곤 하셨는데 드물게 함께 가자 하시는 날이 있었다. 그런 날은 망태기 비슷한 것을 준비하.. 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2010.07.19
쌍용에 관한 몇가지 사소한 기억들(3) 산 고개를 넘어 도착한 시멘트 회사의 독신자 숙소는 별천지였다. 당시로는 고층의 현대식 건물로 지어진 독신자 숙소에 도착한 사람들, 특히 아이들은 사택 앞 불어난 개울물도, 그 물에 어쩌면 곧 쓸려가 버릴지도 모르는 집도 까맣게 잊은 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구경하기에 바빴다. 층 마다 있는 .. 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2010.07.19
쌍용에 관한 몇가지 사소한 기억들(2) 사택 앞 개울은 평소에는 그저 작은 개울에 불과했지만 여름이면 늘 큰 물이 져서 무섭게 불어나곤 했다. 대부분은 물이 불어나는 정도로 그쳤지만 드물게 불어난 물이 다리를 넘고 사택까지 밀려들 기세여서 사택의 사람들이 모두 집을 버리고 피난을 가야할 정도로 심각하기도 했다. 내가 초등학교.. 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2010.07.18
쌍용에 관한 몇가지 사소한 기억들(1) 초등학교 1학년 가을을 넘기기 전에 아버지가 다니던 쌍용시멘트를 그만 두고 이웃 접도 지역인 충북 제천으로 이사가기 전까지 우리 가족이 살았던 곳은 강원도 영월군 쌍용읍의 회사 사택지역이었다. 두 칸 방에 똑같은 모양의 집들에 가장이 시멘트 회사에 다니는 식구들이 살고 있었다. 마흔 다섯.. 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2010.07.18
길 위의 시간 (2) 처음 엄마 손을 잡고 40여 분 남짓한 그 통학길을 시작하던 며칠 동안 아이는 자신이 혼자 버스를 타고 가야할 걱정과 두려움 보다는 혼자 그 길을 가는 설레임과 뿌듯함으로 버스 안에서 몸을 뒤채게 하는 덜컹거림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야하는 .. 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2010.07.16
길 위의 시간 (1) 한 겨울 아침, 아이가 집을 나선다. 밤색 털이 달린 귀 가리개가 있는 짧은 창의 빨간 털모자에 폭 싸인 여덟 살짜리 아이의 얼굴은 겨울 차가운 아침 공기에 쨍하게 굳고 양 볼은 빨갛게 달아올랐다. 장갑을 끼지 않은 곱은 손을 번갈아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뺐다 하며 아이는 골목길을 돌아나간다. .. Texts and Writings/My essay-to remember the past 2010.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