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전화 한밤의 전화 여 국 현 자정이 넘은 시각 전화벨이 울렸다 수화기를 들기도 전에 끊어졌다 다시 울렸다 또 끊어졌다 다시 울렸다 또 끊어졌다 다시 울리기를 기다린다 다시 울리지 않는다 다시 울리기를 기다린다 다시 울리지 않는다 다시 울리기를 기다린다 다시 울리기를 기다린다 한밤의 전화 술 취..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09.21
봄에는 봄에는 여국현 봄에는 사랑하지 말자 사랑으로 웃지 말자 사랑으로 울지 말자 봄에는 가만히 눈 감고 귀 막고 입 닫고 소리내지 말고 풀, 꽃, 나무, 새, 실개천, 강, 하늘이 새로 눈 뜨고 새로 태어나는 소리 들으며 향기 맡으며 하나 되어 가는 길 여는 연습 하기로 하자 봄에는 이별하지 말자 이별때문..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09.21
목련 목련 여국현 목련은 참, 화사하게 피었다 아프게 집니다 볕들지 않는 길 모퉁이에서 동그랗게 오므린 봉오리가 참한 모습으로 수줍게 반기는가 싶다가도 잠시 잠깐 시간 지나 문득 마주치면 온 몸을 열어 화려한 인사를 건넵니다 화려하나 요란하지 않고 대담하나 건방지지 않고 관능적이나 외설스럽..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09.21
겨울, 태백 겨울, 태백 여 국 현 가는 솜 날려 덮힌 듯 눈부신 능선과 산마루에 지천인 눈꽃이 세속의 먼지 탄 마음에 꽃을 피우고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 주목의 쌓인 눈 언 가지 위로 새벽 햇살이 영겁의 숨결을 비출 때 내 눈 내 마음 앗아간 것은 산도 하늘도 눈꽃도 아닌 그 하늘 그 산 그 눈꽃 아래 몸 감춘 山..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09.21
그 겨울 아침의 만가 그 겨울 아침의 만가 여 국 현 유리 하나 사이로 삶과 죽음이 이별을 고한다 살아있는 이들의 오열은 유리벽을 넘지 못하고 다른 세상을 향해 돌아누운 침묵은 유리벽 이편으로 또렷하게 삶과 죽음의 거리를 전한다 남아있는 이들은 소리쳐도 보내지 못하고 떠나는 이는 소리도 없이 이별을 고한다 남..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09.21
사랑 2 사랑 2 여 국 현 사랑 담아 마음 닫아두기가 미움 담아 마음 닫아두기보다 어려워라 사랑 담은 눈물 감추기가 아픔 담은 눈물 감추기보다 어려워라 미운 마음, 그 아픈 마음 가는대로 밉다밉다 소리내어 고함 한 번 대차게 치고 가려는 대로 날려버리면 그만이지만 아픈 마음, 그 설운 눈물 흐르는대로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09.21
사랑 1 사랑 1 여 국 현 그대 하늘 같은 눈을 다시 볼 수 없다면 내 눈은 강물에 흩날리는 겨울 아침 눈송이처럼 녹아 흘러 사라져 버리라 그대 낯선 이름을 내 몸에 각인하듯 쓰고 또 쓸 수 없다면 그대의 봄 향 머금은 머릿결을 어루만지고 또 어루만질 수 없다면 내 손은 굳어 응달진 마른 산비탈 자갈돌이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09.21
겨울 산행 겨울산행 여 국 현 마음 속 바람에 떠밀리며 가라가라 수월하게 오른 산마루 바위 비탈 아래 산허리 가을과 겨울이 따로 있다 햇살은 바위 위에 잠시 머물다 바람에 날려 뿌옇게 흩어지고 바람에 놀란 사람들은 햇살보다 더 빨리 골짜기 아래로 사라져 갔다 사람들의 숲은 아득히 멀고 길은 끊겨 허공..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09.21
길 위의 잠 길 위의 잠 여 국 현 마을버스를 타고 운동장을 지날 때마다 고개숙인 채 졸고 있거나 입 벌린 채 잠들어 있는 그를 본다 사람들은 힐끔거리며 그의 앞을 지나고 더러는 머뭇머뭇 앞에 놓인 좌판을 살피기도 하지만 누구도 그의 잠을 방해 할 용기를 갖지 못한다 좌판 위 소쿠리 속 아직 수북한 채소며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09.21
사진 정리 사진 정리 여 국 현 마음 벗어둔 곳에 몸도 벗어두었나 그림자 남겨둔 곳에 영혼도 남겨두었나 수북한 시간의 파편더미 속에서 마음을 잃고 流泳하다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