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s and Writings/My poems

사랑 2

그림자세상 2010. 9. 21. 15:45

사랑 2

 

여 국 현

 

사랑 담아 마음 닫아두기가

미움 담아 마음 닫아두기보다 어려워라

 

사랑 담은 눈물 감추기가

아픔 담은 눈물 감추기보다 어려워라

 

미운 마음,

그 아픈 마음 가는대로

밉다밉다 소리내어 고함 한 번 대차게 치고

가려는 대로 날려버리면 그만이지만

 

아픈 마음,

그 설운 눈물 흐르는대로 싹싹하게 보내어 주고

가슴 한 켠 뚝 잘라내어 옛다,

던져 버리고 돌아서면 그만이지만

 

사랑, 그 마음은 

날려 보내고 날려 보내도

더 크고 더 힘찬 날개로 다시 내게로 오고

아픔 참고 뚝 잘라

속속이 묻어두고 돌아섰다 싶으면

어느 새 새살 돋은 자리가

자르는 고통보다 더 생생하게

아파오더라 

 

그 아픔이 더한 기쁨이라

자르고 또 자르고

끝끝내 자르지 못하더라,

 

사랑.

'Texts and Writings > My poems'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태백  (0) 2010.09.21
그 겨울 아침의 만가  (0) 2010.09.21
사랑 1  (0) 2010.09.21
겨울 산행  (0) 2010.09.21
길 위의 잠  (0) 2010.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