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s and Writings/My poems

겨울, 태백

그림자세상 2010. 9. 21. 15:47

겨울, 태백

 

     여 국 현

 

 

가는 솜 날려 덮힌 듯

눈부신 능선과 산마루에 지천인 눈꽃이

세속의 먼지 탄 마음에 꽃을 피우고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

주목의 쌓인 눈

언 가지 위로

새벽 햇살이 영겁의 숨결을 비출 때

 

내 눈 내 마음 앗아간 것은

산도 하늘도 눈꽃도 아닌

그 하늘 그 산 그 눈꽃 아래

몸 감춘 山寺

그 단호한 침묵

 

그 옹골진 침묵 속에

마음을 두고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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