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4 - 편지 사랑 4 - 편지 여국현 그대를 생각하는 내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 그대 내게 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장 감미롭고 힘찬 호흡으로 무너진 나를 굳건하게 다시 서게 해주고 멈춰 선 나를 뚜벅뚜벅 다시 걷게 해주는 숨결이 되고 목숨이 된다 나는 그대가 그립다 숨 쉬는 매 순간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10.04
두물머리 3 두물머리 3 여 국 현 가만히 소리내어 울고 싶을 때면 새벽 강 고요히 흐르는 두물머리로 가자 안개 자욱한 동녘 여명의 하늘과 구름 가득 덮고 누운 남북의 넉넉한 강물이 든든한 천년 고목 가지에 마주 앉아 우리 쳐진 어깨 말없이 보듬어 주고 속울음 가득한 가슴 가만히 안아주리니 내남 없이 우리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10.03
말놀이 - 비상구 말놀이 1 - 비상구 여 국 현 그러니까 그날의 주제가 낯설게 하기였다 그렇게 졸리운 오후 한 나절 남자가 그 출입구 위에 선명한 글자를 호명하는 우연을 불러온 그 하나의 이유 비상구 그때 비상벨이 울리고 그 소리에 맞춰 푸르고 하얀 불빛 반짝인다 그 누구든 언제든 막다른 길에 접하게 되었을 때..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10.03
지하철 정거장에서 지하철 정거장에서 여 국 현 연착되는 마지막 지하철을 기다리다 정거장 저편 어두운 터널을 바라본다 검은 터널 속에서 엄습하는 침묵 정지한 시간이 역류한다 강철 파이프들이 어둠 속으로 끝없이 이어진 지하 미로 검붉은 기름은 파이프 속에서 거칠고 격한 소리를 내며 요동치고 파이프를 따라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10.02
모든 사랑의 추억은 아름답다 모든 사랑의 추억은 아름답다 여 국 현 시린 달빛에 잠 못 든 새벽 그대 빈 자리 깊다 창 밖 서늘한 가을바람은 소나무 잔가지에 걸려 말라가고 감나무에선 덜 익은 감들이 툭 툭 떨어져 흩어졌다 추억이 된 모든 사랑은 아프지만 모든 사랑의 추억은 아름답다 사랑의 모든 추억은 사랑한 이들의 삶을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09.29
보름달이 있는 풍경 3 보름달이 있는 풍경 3 여 국 현 사람 가득하다 텅 빈 듯 빠져나간 도시 가로등과 분주한 자동차 불빛 형광 불빛 휘황한 아파트 담벼락 사이로 짙은 구름 속 아득한 한가위 보름달 손 내밀어 잡아본다 빈 그림자만 가득하다 멀고 멀어도 마음과 눈에 가득 담기는 은은한 달빛 그리운 모든 것들은 언제나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09.26
보름달이 있는 풍경 2 보름달이 있는 풍경 2 여 국 현 신문지 넓게 깔린 거실에 튀김가루 입혀 풀어놓은 계란옷 입을 고구마 연근 버섯 대구 명태 오징어 쇠고기 순서대로 놓이고 아직 여린 작은 아이가 전을 부치느라 연신 분주하다 부침 재료에 계란 옷을 입히던 남자는 부침가루 묻은 아이의 모습에 웃음을 짓고 모든 걸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09.25
겨울, 아침 겨울, 아침 여국현 1 밤새 눈이 내린 겨울 아침 쌓이지 못한 눈이 사람들의 발 밑에서 서로의 얇은 살갗을 부비며 소리도 없이 눈물을 흘리고 가느다란 가로수 가지들 위의 눈은 위태로와 보였다 걷는 데 익숙해진 비둘기들은 장미빛인생 위에 일렬횡대로 앉아 있었다 2 두터운 오버 차림의 서넛 창 넓..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09.21
청담대교를 지나며 1 청담대교를 지나며 1 여 국 현 꿈을 꾸었다 낯선 이들의 어깨에 밀리며 생면부지의 사람들 등에 부딪히며 모르는 이들의 까만 뒷머리만 쳐다보며 스쳐지나는 서로의 체취에 뒤범벅 된 채 꿈 속 같은 새벽의 몽롱함 속 깊은 강 밑으로 가라앉는 악몽 홀연, 아름다워라 찰나의 순간 반짝이는 물살 위 저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