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s and Writings/My poems

봄에는

그림자세상 2010. 9. 21. 15:50

봄에는

 

여국현

 

 

봄에는

사랑하지 말자

사랑으로 웃지 말자

사랑으로 울지 말자

 

봄에는

가만히

눈 감고        

귀 막고

입 닫고

소리내지 말고

풀,

꽃,

나무,

새,

실개천,

강,

하늘이

새로 눈 뜨고

새로 태어나는

소리 들으며

향기 맡으며

하나 되어 가는 길 여는 연습

하기로 하자

 

봄에는

이별하지 말자

이별때문에 아파하지 말자

이별때문에 슬퍼하지 말자

 

봄에는

가만히

눈 열고

귀 열고

마음 열어

내 마음 속

침묵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풀,

꽃,

나무,

새,

실개천,

강,

하늘이

내 속에서 눈 뜨고

새로 태어나

소리 내며

향기 뿜으며

하나되어 오는 길 여는 연습

하기로 하자

 

봄에는

나를 버리며 내가 되는 길 여는 연습

하기로 하자

 

봄에는

'Texts and Writings > My poem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빛과 독  (0) 2010.09.21
한밤의 전화  (0) 2010.09.21
목련  (0) 2010.09.21
겨울, 태백  (0) 2010.09.21
그 겨울 아침의 만가  (0) 2010.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