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산 서울성곽길 1코스 일요일에 서울 성곽둘레길 가운데 하나를 걸었다. 혜화동에서 위험한 마을버스 08번을 타고 성대 뒷골목을 지나 오르기 시작한 둘레길. 마을버스 종점을 오르는 길은 조금 아찔했다. 숨을 고르고 골라 올라가는 작은 버스도 안쓰러웠지만 그 버스 안에서 걱정하는 사람들도 불편했다^^*~ 김밥을 막 먹고.. 사진/dailylife 2010.10.26
아무도 없는 곳에서 환하더라, 나무..... 가끔 뜻밖의 장소에서 뜻밖의 장면과 만난다. 야간수업을 접고 학생들과 내려오는 길, 낮에만 다니던 길을 밤에 내려오는데 가로등 아래 한 나무가 환했다. 빛을 받아 환하게 빛났다. 어두운 마음까지 환하게 밝게 해줄만큼 빛나며 환했다. 손전화 카메라에 그 환한 빛 제대로 담을 수는 없었지만 문득 .. 사진/dailylife 2010.10.25
그 사내, 셀카를 찍다 그 사내, 셀카를 찍다 여 국 현 마지막 지하철을 기다리는 환승역 한 사내가 구석 동그란 조망경 앞에서 비틀거리며 거울을 본다 지친 노동의 뒷자리 소주 한 잔의 취기가 사내의 결기를 무장해제해 놓았다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몸으로 뚫어지게 거울을 쳐다보던 사내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10.18
전화 전화 여 국 현 형님 접니더 늦었지요 주무셨능교 아직 안 자지예 한 잔 하이 형님 생각나서 그냥 안 걸었능교 아따 마 형님 보기 참 힘드네예 잘 계시능교 별일은 없는기지예 추석은 잘 지내셨능교 아버님 할머님 산소 다녀왔는데 같이 가싰시만 좋았을 것을 날씨가 좋아서 괜찮았심더 바쁘마 마 할 수..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10.17
사랑 3 - 그대 사랑 3 - 그대 여 국 현 내 글 내 목소리에 담겨 내 마음이 가는 사람 내 길 내 걸음 내 시간을 함께 걸어 내 마음에 안기는 사람 겨울 신 새벽 산등성 위로 말갛게 동틀 때 얼굴 가득 환한 웃음과 함께 떠오르는 사람 여름 저녁 구름 가득 번지는 진홍빛 석양 너머 홍시 빛 아득한 미소와 함께 가라앉는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10.11
두물머리 4 두물머리 4 여 국 현 옹골지게 외면할수록 거센 물결 힘차게 거슬러 올라오는 은빛 연어떼처럼 펄떡이는 그리움에 떠밀려 숨 턱 막고 눈 꼭 감고 흘러온 두물머리 인적 없는 고요한 강물 위 가을 달도 그리움에 목이 메었다 어디나 누구에게나 환하게 웃어주는 달도 오롯이 하나로 품어주는 두물머리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10.09
사랑 4 - 편지 사랑 4 - 편지 여국현 그대를 생각하는 내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 그대 내게 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장 감미롭고 힘찬 호흡으로 무너진 나를 굳건하게 다시 서게 해주고 멈춰 선 나를 뚜벅뚜벅 다시 걷게 해주는 숨결이 되고 목숨이 된다 나는 그대가 그립다 숨 쉬는 매 순간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10.04
두물머리 3 두물머리 3 여 국 현 가만히 소리내어 울고 싶을 때면 새벽 강 고요히 흐르는 두물머리로 가자 안개 자욱한 동녘 여명의 하늘과 구름 가득 덮고 누운 남북의 넉넉한 강물이 든든한 천년 고목 가지에 마주 앉아 우리 쳐진 어깨 말없이 보듬어 주고 속울음 가득한 가슴 가만히 안아주리니 내남 없이 우리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10.03
말놀이 - 비상구 말놀이 1 - 비상구 여 국 현 그러니까 그날의 주제가 낯설게 하기였다 그렇게 졸리운 오후 한 나절 남자가 그 출입구 위에 선명한 글자를 호명하는 우연을 불러온 그 하나의 이유 비상구 그때 비상벨이 울리고 그 소리에 맞춰 푸르고 하얀 불빛 반짝인다 그 누구든 언제든 막다른 길에 접하게 되었을 때..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10.03
지하철 정거장에서 지하철 정거장에서 여 국 현 연착되는 마지막 지하철을 기다리다 정거장 저편 어두운 터널을 바라본다 검은 터널 속에서 엄습하는 침묵 정지한 시간이 역류한다 강철 파이프들이 어둠 속으로 끝없이 이어진 지하 미로 검붉은 기름은 파이프 속에서 거칠고 격한 소리를 내며 요동치고 파이프를 따라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