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 4
여 국 현
옹골지게 외면할수록
거센 물결 힘차게 거슬러 올라오는
은빛 연어떼처럼
펄떡이는
그리움에 떠밀려
숨 턱 막고
눈 꼭 감고
흘러온
두물머리
인적 없는 고요한 강물 위
가을 달도 그리움에
목이 메었다
어디나
누구에게나
환하게 웃어주는 달도
오롯이 하나로 품어주는
두물머리 조용한 강물에
빛 모두고 내려앉아
그리웠다 그리웠다
애틋하게 속삭이며 미소짓고
사랑한다 사랑한다
따뜻하게 다독이며 눈물 고였다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게
속으로만 목청껏 부르는 이름 하나 없으랴
들려야 할 곳에 들리지 않는 이름 하나
조용히 가슴 터져라 외치지 않는
사람 어디 있으랴
들리지 않는
그 외침에 목이 메이고
들을 수 없는
그 외침에 가슴 저밀 때
그리움은 우리를 밀어
그리웠다
사랑한다
하나되어 속삭이는
달빛 강물의 외침으로 가득한
두물머리 강가로
흘려보내고
두 강이 만나고
달빛 강물이 하나 되어
가슴속 그리움 켜켜히 풀어내는
가을 두물머리
달빛과 강물이 하나 되는
환한 침묵의 메아리 속에
속으로만 목청껏 부르던 그 이름
들리지 않고
들을 수도 없는 그 이름
가만히 풀어놓는다
고즈녘한 두물머리 달빛 밝은 강물에
문득 파문이 일어 달빛 흔들리고
버텨 선 고목 사이 신새벽의 바람이
까닭도 없이 일었다 사라질 때면
그 이름 메아리 되어
강물 속에 흐느끼는 것을
그 이름 바람 되어
그대 향해 달려가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