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s and Writings/My poems

두물머리 4

그림자세상 2010. 10. 9. 03:24

 

 

두물머리 4

 

여 국 현

 

 

옹골지게 외면할수록

거센 물결 힘차게 거슬러 올라오는

은빛 연어떼처럼

펄떡이는 

그리움에 떠밀려

숨 턱 막고

눈 꼭 감고

흘러온 

두물머리 

인적 없는 고요한 강물 위

가을 달도 그리움에

목이 메었다

 

어디나

누구에게나

환하게 웃어주는 달도

오롯이 하나로 품어주는

두물머리 조용한 강물에

빛 모두고 내려앉아

그리웠다 그리웠다

애틋하게 속삭이며 미소짓고 

사랑한다 사랑한다

따뜻하게 다독이며 눈물 고였다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게

속으로만 목청껏 부르는 이름 하나 없으랴

들려야 할 곳에 들리지 않는 이름 하나 

조용히 가슴 터져라 외치지 않는

사람 어디 있으랴

 

들리지 않는

그 외침에 목이 메이고

들을 수 없는

그 외침에 가슴 저밀 때

그리움은 우리를 밀어

그리웠다

사랑한다

하나되어 속삭이는

달빛 강물의 외침으로 가득한

두물머리 강가로

흘려보내고

 

두 강이 만나고

달빛 강물이 하나 되어

가슴속 그리움 켜켜히 풀어내는

가을 두물머리

달빛과 강물이 하나 되는

환한 침묵의 메아리 속에

속으로만 목청껏 부르던 그 이름

들리지 않고 

들을 수도 없는 그 이름

가만히 풀어놓는다

 

고즈녘한 두물머리 달빛 밝은 강물에

문득 파문이 일어 달빛 흔들리고

버텨 선 고목 사이 신새벽의 바람이

까닭도 없이 일었다 사라질 때면

그 이름 메아리 되어

강물 속에 흐느끼는 것을

그 이름 바람 되어

그대 향해 달려가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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