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기 환기 여국현 산간지방에 폭설이 내리고 은회색 구름 사이 새벽 햇살이 밤 사이 얼어 붙은 아파트 지붕 위 눈에 부딪혀 반짝이는 아침 환기를 한다 안방 작은방 문간방 대문까지 문이란 문은 남김 없이 활짝 열고 갇혔던 공기를 놓아준다 거실 베란다 부엌 내방까지 창이란 창 끝까지 모두 밀어 열고 막..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0.12.09
Snow, Woolf and The Hours.... 아침 수업시간에 To the Lighthouse를 읽었다.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텍스트를 읽을 생각이었으나 아침에 마음이 바뀌어 The Hours를 보려고 했다. 강의실의 컴퓨터가 고장이 나 결국 수업을 했다. 오후, 휴게실에 있는데 눈이 내렸다. 하얗게 내렸다. 휴게실 창밖으로 눈 내리는 모습을 담았다. 내가 사진 찍는.. 사진/dailylife 2010.12.08
그곳에 가면 퇴계의 마음빛이 있다 - 안동 하회 마을(6) 안방은 물, 불, 밥, 생명 같은 원형질의 공간이다. 안방은 땅속과 깊이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그 밑으로는 하늘과 통한다. 마루는 어떤가. 마루는 고래의 불길이 닿지 않고, 땅으로부터 일정한 높이로 떨어져 있다. 그래서 마루는 서늘하고, 불길이 닿지 않아도 습기가 없다. 마루는 안방보다 훨씬 사회화.. Texts and Writings/자전거 여행-김훈 2010.12.06
그곳에 가면 퇴계의 마음빛이 있다 - 안동 하회마을(5) 옛집과 아파트 일상생활 속에서 공간의 의미를 성찰하는 논의는 늘 무성하다. 개항 이래 이 나라에 건설된 주택과 빌딩과 마을과 도시들은 모두 자연과 인간을 배반했고, 전통적 가치의 고귀함을 굴착기로 퍼다 버렸으며 인간은 더 이상 인간의 편이 아닌 공간에 강제수용되어 있다는 탄식이 그 무성.. Texts and Writings/자전거 여행-김훈 2010.12.06
그곳에 가면 퇴계의 마음빛이 있다 - 안동 하회마을(4) 살아 있는 건축 역사관, 봉정사 봉정사는 안동시 서후면 천등산 기슭에 있다. 하회 마을에서 자동차로 20여 분 걸린다. 봉정사는 전국의 사찰 중에서 가장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들을 보존하고 있다. 고려 중기에서부터 조선 초기, 중기, 후기에 이르는 각 시대의 건축물들이 저마다 그 시대 양식의 한 전.. Texts and Writings/자전거 여행-김훈 2010.12.06
잊혀진 화가, 잊을 수 없는 사람 여름날 과수원에서 금방 따온 듯한 검자줏빛 포도송이가 막사발에 담겨 있다. 황톳빛 막사발은 못생겨서 정겹다. 아가리는 이지러지고 굽은 뭉툭하다. 시골 인심처럼 무던한 그릇이다. 기우뚱한 막사발을 감싸고 있는 붉은색 배경은 손때 묻은 담장마냥 따사롭다. 자그마한 정물화에 불과하지만 사람 .. Texts and Writings/꽃 피는 삶에 홀리다-손철주 2010.12.04
김훈, [내 젊은 날의 숲](2) "문득 달려드는 생각들은 마음의 깊은 곳을 때린다." (159) "멀리서 보아도, 꽃은 그 꽃을 쳐다보는 사람을 향해서 피어 있다." (194) "꽃잎이 벌어질 때 '퐁' 소리가 났다. ...아무런 기척이 없는 적막 속에서 도라지 꽃봉오리들은 퐁, 퐁, 퐁 열렸다." (196) "마음의 일은 난데없다. 마음의 일은 정처없어서, 마.. Texts and Writings/on everything 2010.11.29
김훈, [내 젊은 날의 숲]에서(1) "마음의 일은 말하기 어렵다. 마음의 나라는 멀고 멀어서 자욱하다. 마음의 나라의 노을과 바람과 시간의 질감을 말하기 어렵다..." (11) "...두루미들은 외다리로 서서 부리를 죽지 밑에 감추고 고요했다. 그것들은 땅 위에서 한 뼘 디딜 자리를 겨우 찾아내서 외다리로 서 있었다. 그것들은 존재를 버티.. Texts and Writings/on everything 2010.11.28
사실은 수다쟁이다, 2010 - 박진하 상록수 시&그림 전시회, 박진하씨의 작품이다. 전시실 중앙 기둥의 네 벽면을 자잘한 낙서로 가득채운, 그냥 보고 지나가면 일상의 온갖 순간들의 자잘한 말 그대로 "수다들"이다. 그저 편하게 더러는 웃으며 더러는 참 사소한 이야기들을 빠짐없이 쓰고 기록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웃으며 봐나간.. Texts and Writings/on everything 2010.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