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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퇴계의 마음빛이 있다 - 안동 하회 마을(6)

안방은 물, 불, 밥, 생명 같은 원형질의 공간이다. 안방은 땅속과 깊이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그 밑으로는 하늘과 통한다. 마루는 어떤가. 마루는 고래의 불길이 닿지 않고, 땅으로부터 일정한 높이로 떨어져 있다. 그래서 마루는 서늘하고, 불길이 닿지 않아도 습기가 없다. 마루는 안방보다 훨씬 사회화..

그곳에 가면 퇴계의 마음빛이 있다 - 안동 하회마을(5)

옛집과 아파트 일상생활 속에서 공간의 의미를 성찰하는 논의는 늘 무성하다. 개항 이래 이 나라에 건설된 주택과 빌딩과 마을과 도시들은 모두 자연과 인간을 배반했고, 전통적 가치의 고귀함을 굴착기로 퍼다 버렸으며 인간은 더 이상 인간의 편이 아닌 공간에 강제수용되어 있다는 탄식이 그 무성..

그곳에 가면 퇴계의 마음빛이 있다 - 안동 하회마을(4)

살아 있는 건축 역사관, 봉정사 봉정사는 안동시 서후면 천등산 기슭에 있다. 하회 마을에서 자동차로 20여 분 걸린다. 봉정사는 전국의 사찰 중에서 가장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들을 보존하고 있다. 고려 중기에서부터 조선 초기, 중기, 후기에 이르는 각 시대의 건축물들이 저마다 그 시대 양식의 한 전..

잊혀진 화가, 잊을 수 없는 사람

여름날 과수원에서 금방 따온 듯한 검자줏빛 포도송이가 막사발에 담겨 있다. 황톳빛 막사발은 못생겨서 정겹다. 아가리는 이지러지고 굽은 뭉툭하다. 시골 인심처럼 무던한 그릇이다. 기우뚱한 막사발을 감싸고 있는 붉은색 배경은 손때 묻은 담장마냥 따사롭다. 자그마한 정물화에 불과하지만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