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말이지 그러니까 말이지 그러니까 말이지 내가 지금 지구를 굴리는 거라고 달은 알지 저리 빤히 내려다보는 달은 빙글빙글 도는 지구를 힘겹게 두 발로 굴리며 걷는 한 점을 제 몸 하나 들어올리기 벅찬 깊은 심호흡으로 가쁜 숨 몰아쉬며 고개를 드니 다 안다는 듯 토닥토닥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달이 조용..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1.09.16
[스크랩] 길 위의 하늘.... 길 위의 하늘.... 어느 하루 해와 구름 빛나는.... 자정 무렵의 천변, 가로등 도서관 입구에서 반기는... 비 머금은... 길 위에서 지나간 시간들이 조용히 담겨있군요^^*~ 사진/dailylife 2011.09.13
밤, 걷고 달리다... 이번 방학은 빨리 시작했다. 7월이 시작되기 전 끝낼 일은 모두 끝내고, 7월과 함께 시작한 일이 있다. 그 가운데 하나, 밤에 걷고 달리는 일이 있다. 처음엔 내가 하려고 시작한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젠 내 일이 되었다. 한달이 지났다. 10시 4~50분부터 1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주로 빠르게 걸었다.. 사진/dailylife 2011.08.09
흔들린다, 세상 흔들린다, 세상 땅에 발 딛고 뿌리 내린 모두가 흔들린다 얇은 종이 칸막이 같은 유리창을 윽박지르며 경계를 뚫고 들어오려는 매몰찬 포효가 안팎의 세상을 뒤흔들었다 갸날픈 몸으로 남들 모르게 늘 안스럽게 비틀거릴 것 같던 아득한 높이의 고층 건물이 아래 위로 흔들렸다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1.08.08
여름에 기억하는 겨울.... 지난 겨울, 어느 때, 한껏 춥고 한껏 맑은 날이었다. 햇살보다 눈이 더 눈부시게 했고 눈보다 마음이 더 눈부셨다. 버스에서 내려 걷다가 얼어붙은 강 앞에 섰다. 햇살은 눈을 뜰 수 없게 하고 하얀 빛과 하얀 눈은 저희들조차 눈부셔 어쩔줄 몰라 했다.... 얼어붙은 강 위로 사람들이 지나갔다. 저들이 담.. 사진/place 2011.07.12
2011-7 세미원 연꽃, 흐드러지게 피기엔 아직 좀 이르지 않을까 했다. 자연의 시간은 내 마음의 시간처럼 흐르지 않았다. 중부지방에서 올라오는 태풍 소식이 산 꼭대기와 허리로 이어진 전신주처럼 끝없이 올라오던 여름 오후, 붐비는 국철을 타고 시나브로 달려 느즈막히 도착한 세미원. 맞은편 산 중턱부터 구름.. 사진/place 2011.07.11
한강대교를 보며 걷기 효사정에서는 나무에 가려 한강대교가 보이지 않았다. 효사정에서 내려와 산책로로 이어진 몇걸음을 걷자 나무 사이로 한강대교가 보였다. 이어진 길을 따라 다리 아래도 내려섰다. 강변 길은 어두웠으나 사람들은 많았다. 한참 내린 비로 강물은 불어 있었다. 흙탕물이었다. 그 흙탕물 찰랑이는 다리 .. 사진/place 2011.07.06
효사정에서 한강대교를 다녀왔다. 조금 늦게 출발했다. 청담대교를 건너가는 지하철 안에서 남산 너머로 지는 해를 보았다. 잘 익은 홍시처럼 진홍빛을 한 해가 두둥 남산 허리를 지나고 있었다. 한참 비가 오고 아침에 안개가 끼더니 어제 해는 똑 따서 손에 들고 두고두고 보고 싶을만큼 예뻤다. 청담역에 지하철.. 사진/place 2011.07.06
꽃 피고 지고 눕고 비오고 바람 불다 어울린다는 것, 피고 지고 정지하고 움직이고 곧추서고 내쳐 눕는 것이, 노랑과 빨강이 검정과 하양이 녹색과 보라빛이, 한 시절 환하게 피었다 검은 포자로 돌아가는 이전의 꽃이었던 존재들과 이제 막 그 한 시절의 환한 미소를 가득 담은 지금의 꽃들이, 모양도 빛도 곱고 어여쁜 꽃들과 모양도 빛도.. 사진/place 2011.07.04
비오는 날의 수채화 비가 내리다 그치고 바람이 불다 또 멎고 용마산이 물안개로 하얗게 덮힌 모습에 마음에 두었던 곳으로 갔지요. 이른 어스름이 내리기 시작했지요. 지난달쯤 이 다리 너머 병원을 지날 때 계단 앞에 장미가 환하게 피어 있었지요. 흠 하나 없는 꽃잎들이 놀랍도록 정갈하게 피어있던, 그러나 담지 못했.. 사진/place 2011.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