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변화--달, 지구 그림자에 물들다 결국 구름은 지구 그림자에 달이 가려졌을 때 걷혔다. 아파트 관리실에 부탁해 25층 옥상문을 열고 올라갔다. 오늘은 평생 하늘 가장 오래 올려다 본 날. 지구 그림자에 가려져 갈 때 창백하고 어두웠던 달은 태양과 지구와 나란히 섰을 때 주홍색 빛을 두르고 있었다. 잘 익은 홍시 .. 사진/dailylife 2011.12.11
달의 변화--달, 지구 그림자에 가리다 개기월식이 시작되기 전 하늘은 맑았고 달은 깨끗하게 보였다. 그랬던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지기 시작하기 직전 하늘은 온통 짙은 구름으로 가득하고 달은 사라져버렸다. 보이기 싫었던 겐가, 그늘진 자신의 모습을.... 이윽고 구름 사이로 간간이 드러나는 얼룩진 달의 모습.. 사진/dailylife 2011.12.11
십이월 단풍나무 아래에서 십이월 단풍나무 아래에서 보낸다는 마음으로 보내지는 것이 아님을 잊는다는 마음으로 잊혀지는 것이 아님을 시간은 마음으로 보내는 것이 아님을 시간은 마음으로 잊는 것이 아님을 십이월 단풍나무 아래에서 비로소 알았다 내 마음이 보냈다 생각했던 순간에도 내 마음이 잊었다 생..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1.12.05
아직...가을(1) 첫 시간 수업을 마치고 조금 일찍 도착한 그곳, 한 시간 일찍 도착한 시간을 이미 잎 다 떨군 은행나무 길을 걷다 버스를 타자 했다. 계단을 올라가서 잎 다 떨군 은행나무들을 볼 때 까지만해도 가을은 이미 한참 멀리 간 줄 알았다. 그런데, 저 앞에서 햇살 받아 빛나는 색색의 단.. 사진/dailylife 2011.12.05
자작나무 숲 자작나무 숲 멀리서 자작나무 숲을 보다 히말라야 얼음 능선을 날아오르는 무수한 새들의 긴장한 깃 죽음의 고원을 지나 삶의 평원을 향해 망설임 없이 날아오르는 타협 없는 수직 상승의 단호한 결의 아득한 과녁을 직각으로 관통하는 결연하고 올곧은 화살 둔탁한 침묵의 대기를 가로..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1.12.03
자작나무 숲 사진이 있는 우화 자작나무 숲 사진이 있는 우화 천정 낮은 이층 카페 목조 계단 옆 눈 덮힌 자작나무 사진을 보며 여자는 말했다 영혼이 얼마나 가벼워지면 하늘로 오를 수 있을까요 여자의 하얀 목덜미에서 薄明에 빛나는 가을 숲 자작나무 내음을 맡던 남자는 말했다 돌아보는 마음에 눈물 고이..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1.12.01
돌아오는 길 위에서(2) 원대리에서 돌아오던 길 어스름이 내리는 강변 멀리 산들의 부드러운 겹겹 능선들이 한없이 아늑한 품으로 닿지 못하는 이의 아릿한 마음속 굽이치는 바람을 부른다... 고요함은 아름답다 사진/place 2011.11.26
돌아오는 길에서(1) 아직은 산들이 부드럽다 산의 곡선들이 부드럽다 곧 저 부드러움이 깔깔한 날카로움으로 바뀌는 순간이 오리라 허면 바람이 차지리라 길을 오가며 만나는 그 바람이 가슴을 베며 들어올 때 겨울은 때로 서늘하고 때로 차갑고 때로 슬프고 자주, 아름답다 그 겨울을 사랑한다. 오가.. 사진/place 2011.11.26
자작나무-원대리(3) 빛은 슬픔의 계곡을 지나왔다 빛은 어둠의 시간을 지나왔다 슬픔의 계곡과 어둠의 시간을 지나온 빛이 아름다운 곳으로 향한다 아프고 슬픈 시간과 차고 어두운 공간을 지나왔기에 저 빛 더 아름다운가보다 하여 저 빛을 받은 이들은 행복하여라 사진/place 2011.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