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시간이 내리다 늦가을 햇살 최선을 다해 곧은 사선으로 빗겨 드는 나즈막히 비탈진 낙엽의 언덕 한 그루 은행나무 홀로 빛 받아 눈부신 황금빛으로 獨也晃煌하더니 일주일 후 윗편 은행나무들 다 함께 어깨 겯고 어울려 나란히 黃黃하다 황금빛 시간이 우수수 내렸다 黃晃한 시간이 우수수 쌓였..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1.11.20
셰익스피어는 가짜다? 셰익스피어는 가상의 인물이다?! 셰익스피어라는 이름과 작품은 전 세계에 널리 알려졌지만, 그의 삶은 대부분 베일에 싸여 있다.세계 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로 칭해지는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 ‘베니스의 상인’ 등 그의 주옥같은 걸작들은 수.. Texts and Writings/on everything 2011.11.13
새벽비 마음을 베다 새벽비 마음을 베다 여 국 현 십일 월 새벽비는 벼린 비수처럼 예리했다 단 한 번 스친 곁바람 단 한 번 피하지 못한 빗줄기 단호하게 떨어지는 낙엽 오지게 베인 마음 살갗을 서늘하게 흘러 심장까지 파고 든 가늘고 깊은 치명적인 상흔 아프게도 떨어진다 붉고 붉은 마음속 단풍..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1.11.10
몸살 몸살 사람도 계절도 가고 보내는 시절 마음 먼저 몸이 알았다 가고 보내는데 까닭 없을까 가고 보내는데 까닭 있을까 別.離.世.上. 뾰족한 돌 조각 온몸 속속 박힌 채 맨바닥 뒹굴며 앓았다 여미지 못한 마음 홀로 뜨겁다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1.11.06
보름달이 뜬 저녁 보름달이 뜬 저녁 여 국 현 유리벽에 갖힌 천사여 날지 못하는 것은 차라리 축복이다 날아오르려는 모든 것은 추락하고 추락하는 모든 것은 멈추지 못한다 우리의 날개는 퇴화하고 우리의 다리는 굳었다 유리벽에 박제된 천사의 날개 앞에서 볼품 없이 퇴화한 가려운 날개를 긁적거리는 저녁 누군가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1.10.14
그러니까 말이지 그러니까 말이지 그러니까 말이지 내가 지금 지구를 굴리는 거라고 달은 알지 저리 빤히 내려다보는 달은 빙글빙글 도는 지구를 힘겹게 두 발로 굴리며 걷는 한 점을 제 몸 하나 들어올리기 벅찬 깊은 심호흡으로 가쁜 숨 몰아쉬며 고개를 드니 다 안다는 듯 토닥토닥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달이 조용..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1.09.16
흔들린다, 세상 흔들린다, 세상 땅에 발 딛고 뿌리 내린 모두가 흔들린다 얇은 종이 칸막이 같은 유리창을 윽박지르며 경계를 뚫고 들어오려는 매몰찬 포효가 안팎의 세상을 뒤흔들었다 갸날픈 몸으로 남들 모르게 늘 안스럽게 비틀거릴 것 같던 아득한 높이의 고층 건물이 아래 위로 흔들렸다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1.08.08
천둥 천둥 장모가 입원한 병원 복도를 지날 때 낯선 번호로 전화가 왔다 내 상벽이다, 상벽이, 알겄나? 낯선 이름이다 누...구? 상벽이, 포항의 상벽이다, 알제? 동창이거나 선후배거나 했다 아...그래....반갑네.... 아버지 후배, 상벽이, 모르겄나? 아!....죄송합니다..... 알지요 생각도 못한 터라...죄송합니다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1.07.01
My first camera - Nikon F2 내 생애 첫 카메라. 사진작가이던 조용진 주임이 추천하고 구해준 Nikon F2.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86년,7년 무렵 월급 6-70만원쯤 되었을 때 대충 그 반 이상 되는, 당시로서는 거금을 투자했던 녀석이다. 사실 그때는 잘 몰랐다. 이 녀석 좋은 좋은 줄. 철제 바디의 듬직한 무게는 언제나 손에 든든한 .. Texts and Writings/on everything 2011.06.30
쪽빛 바다에 떠도는 한 조각 붉은 마음(3) 기다림 속에 번지는 붉은 색 바다가 아닌 뭍에 자리한 박경리의 묘소에는 붉은 꽃이 피었다. 누가 가져다놓았는지 봉분 곁에 붉은 수련 하나가 고무통에 담겨 있었다. 묘소에서 보면 한산 바다가 내려다보이는데 미륵산과 장군봉이 좌우에 버티고 있다. 젊어 시인을 꿈꾸었다는 소설가는 이 세상이 외.. Texts and Writings/꽃 피는 삶에 홀리다-손철주 2011.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