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s and Writings/My poems

천둥

그림자세상 2011. 7. 1. 10:01

천둥

 

 

장모가 입원한 병원 복도를 지날 때 

선 번호로 전화가 왔다

 

내 상벽이다, 상벽이, 알겄나?

낯선 이름이다

누...구?

상벽이, 포항의 상벽이다, 알제?

동창이거나 선후배거나 했다

아...그래....반갑네....

아버지 후배, 상벽이, 모르겄나?

아!....죄송합니다.....

알지요 생각도 못한 터라...죄송합니다

잘 지내시지요?

내사 잘 있다 그래 니도 잘 있고?

예 잘 지냅니다

내 어제 오천에 자네 아버지한테 안 갔다 왔다

그래 자네 아버지 하고 이야기 하다가

자네 잘 있는가 궁금해서 전화 안 했나

예 감사합니다

그래 잘 있다니 좋다 그냥 궁금해서 전화 한기라

그라고 자네 내 전화번호 모르제?

이기 내 전화번호다 알아두고

연락할 일 있으마 이리 연락하마 된다 알았제?

 

다였다

몇마디 더 주고받았지만

나머지는 내 귀에도 머리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아버지보다 한 살 적은 장모가

세 번째 수술 준비중인 병원 복도에서

전화번호에 없던 아버지 후배의 전화를 받았다

 

연락할 일 있으마 이리 연락하마 된다 알았제?

 

그날 내내 지우고 또 지워도

천둥처럼 남아있던 한 마디였다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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