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빛 바다에 떠도는 한 조각 붉은 마음(2) 불러주는 이의 꽃, 쪽빛 그러나 바다의 색은 중구난방이다. 에메랄드이건 코발트블루이건 울트라마린이건 바다는 정작 색의 명명을 개의치 않는다. 이 딸의 예술인이 가장 즐겨 일컫는 바다색은 쪽빛이다. 쪽빛은 하늘색이기도 하다. 통영의 하늘과 바다는 쪽빛, 그 알 듯 모를 듯한 색의 웅숭깊음으.. Texts and Writings/꽃 피는 삶에 홀리다-손철주 2011.06.04
아침 지하철에서 아침 지하철에서 On the subway in the morning 듣는다 잔다 Listening Dozing 듣는다 듣는다 다는듣 잔다 Listening Listening gninetsiL Sleeping 본다 본다 다는듣 듣는다 Looking Watching gninetsiL Listening 본다 듣는다 다본 듣는다 Looking Listening gnieeS Listening 듣는다 읽는다 다본 읽는다 Listening Reading gnieeS Reading 잔다 듣는다 다는..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1.05.30
목련, 지다 목련, 지다 여국현 올 때는 고즈넉한 밤 봄바람에 안겨 머뭇거리며 백합같은 얼굴 하얀 손으로 가리고 고개 숙인 채 부끄러이 옷 매무새 여미는 소녀처럼 수줍게 다가와 안기더니 떠날 때는 천둥 비바람에 쫓겨 옷고름도 채 여미지 못하고 몸 가눌 틈조차 없이 떠밀려 쓰러져 통곡하는 여인처럼 어지..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1.05.10
여섯 편의 영화 영화를 봤다. 공교롭다. 주제가 무엇이건 모두 죽음이 삶과 함께 담긴 이야기다. 당연한 일이다. 무엇이건 결국 우리 삶의 전부가 앞 뒤로 그 중간으로도 그것일 테니. 또 하나의 공통점. 음악이 가득 담겨온다. [127 시간] 삶은 기적이다. 삶에의 의지는 기적을 가능케 하는 숨결이다. 죽음의 입구에서도 .. Texts and Writings/on everything 2011.04.22
낯익은 그림자 낯익은 그림자 여 국 현 낯선 거리의 낯익은 골목에서 헤맸다 폐가들만 즐비한 좁은 길은 어두운 골목으로 사라지고 굳게 닫힌 녹슨 철제 대문들과 담벼락에는 붉은 페인트로 철거 혹은 X표시가 서둘러 휘갈겨져 있었다 움푹 패여 빗물 고인 아스팔트에 박힌 희미한 가로등은 꺼질듯 졸린 눈을 겨우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1.04.03
낡은 핸드폰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 낡은 핸드폰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 여 국 현 안팎으로 안개 자욱한 오후 어둠이 내리는 창밖을 내다보나 앉은 책상 한 모퉁이에 뽀얗게 먼지에 덮힌 낡은 핸드폰 버리지 못하는 것도 병이다 별스런 생각없이 들고 먼지를 턴다 버튼을 눌러본다 작동하지 않는다 하릴없는 시간은 고통을 낳는다 전원을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1.04.02
두물머리 가는 길 두물머리 가는 길 여국현 어디건 떠나기는 맞춤인 忘憂역 열차 문이 닫히기 전 근심은 슬그머니 내려놓고 유난히 늦은 봄 속으로 시나브로 들어서다 겨우내 하얗게 굳었던 강물은 얼었던 손발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아이별들처럼 달려드는 햇살의 입맞춤과 살가운 바람의 정겨운 사랑으로 분주하다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1.04.01
망각은 꽃가루처럼 나리다 망각은 꽃가루처럼 나리다 여국현 낮잠 속 꿈처럼 함박눈이 내린 삼월 오후 도시의 저녁 바람결엔 고향 떠나온 이의 서늘한 한숨이 쓸려 날렸다 예기치 못한 칼바람에 옷깃을 여민 사람들은 고개를 숙이고 종종걸음 치고 지방대학의 통학버스에서는 졸던 학생들이 강변으로 쏟아져 내렸다 눈과 안개..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1.03.24
새벽에 깨어 새벽에 깨어 여국현 비바람이 치는 새벽 잠든 아이들의 방문을 열어본다 나란히 모로 누워 다리까지 같은 모양으로 올리고 두 아이 함께 잠들어 있다 얼마만인가 나는 또 얼마만인가 아이들이 어렸을 때 같은 모습으로 새근거리며 잠 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발가락을 가만히 잡고 있으면 눈물이 났다 .. Texts and Writings/My poems 2011.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