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s and Writings/My poems

십이월 단풍나무 아래에서

그림자세상 2011. 12. 5. 23:24

십이월 단풍나무 아래에서

 

 

보낸다는 마음으로 보내지는 것이 아님을

잊는다는 마음으로 잊혀지는 것이 아님을

시간은 마음으로 보내는 것이 아님을

시간은 마음으로 잊는 것이 아님을

십이월 단풍나무 아래에서

비로소 알았다

 

내 마음이 보냈다 생각했던 순간에도

내 마음이 잊었다 생각했던 순간에도

같은 하늘 같은 땅에서

한 햇살 한 바람 쐬고 받으며

한없이 머뭇거리며

끝없이 기다리다가

간절하게 돌아보던 

젊은 날의 그대처럼

 

같은 하늘 어느 한쪽에서

폭설이 내린 십이월 한낮

원없이 붉고

한없이 노란 단풍에 

조각조각 부서진 햇발

마음에 눈에

대바늘처럼 날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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