作業場에서
여국현
야근의 새벽
쇳가루 펑펑튀는 작업장에서
페인트 칠을 한다
보다 쾌적한 작업환경을 위해
내일 모레 높으신 분의
환경검열에 죽어나지 않기 위해
달리 무슨 이유도 없이
엄습하는 졸음과 소음
한치도 쉼 없는 작업에
밤 내내 만신창이 된
떠지지 않는 눈은 차라리 감고
비틀비틀
칠하고
또 칠하고
내 젊음이 꿈 꿀 수 없는 새벽을
짓뭉개듯 칠하고
잠깐 졸음에 흥건히 쏟은
흰색 페인트의 절규를 긁어 모으며
눈물같은 웃음도
웃음같은 눈물도
뿌릴 수 없는 새벽
또
어느 작업장에선
이땅의 푸석한 노동의 얼굴들이
밟히고 또 밟히면서도
머지 않은 아침을 기다리는 피맺힌 호흡 뿌리며
일어나고들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