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s and Writings/My poems

作業場에서

그림자세상 2010. 9. 21. 15:14

作業場에서

 

여국현

 

 

야근의 새벽

쇳가루 펑펑튀는 작업장에서

페인트 칠을 한다

보다 쾌적한 작업환경을 위해

내일 모레 높으신 분의

환경검열에 죽어나지 않기 위해

달리 무슨 이유도 없이

 

엄습하는 졸음과 소음

한치도 쉼 없는 작업에 

밤 내내 만신창이 된

떠지지 않는 눈은 차라리 감고

비틀비틀

칠하고

또 칠하고

내 젊음이 꿈 꿀 수 없는 새벽을

짓뭉개듯 칠하고

잠깐 졸음에 흥건히 쏟은

흰색 페인트의 절규를 긁어 모으며

눈물같은 웃음도

웃음같은 눈물도

뿌릴 수 없는 새벽

어느 작업장에선

이땅의 푸석한 노동의 얼굴들이

밟히고 또 밟히면서도

머지 않은 아침을 기다리는 피맺힌 호흡 뿌리며

일어나고들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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