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게 2
이제야 알겠다
애초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 아니었다
내 속의 태풍
내 속의 광풍이었다
내 속의 그 바람 따라 웃고
내 속의 그 바람 따라 울고
내 속의 그 바람 따라 노래했다
바람 흐르는대로
흔들리다 누웠다
다시 일어나며
더러 패이고
더러 곪은 옆구리
깊은 상처를 핥았다
흔들릴 때마다
더 깊게
더 단단히 뻗은 내 뿌리
긁힌 마디마디를 뒤척였다
바람 멈추고
세상 잠들자
비로소 알겠다
내 속에 뿌리내린 그 바람
떠날 수 없는
보낼 수 없는 바람이
내 속에 살아
나를 웃고
나를 울며
나를 노래한다
출처 : 여국현의 영문학아카데미
글쓴이 : 여국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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