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s and Writings/My poems

[스크랩] 바람에게 2

그림자세상 2015. 1. 30. 23:35
바람에게 2


이제야 알겠다
애초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 아니었다

내 속의 태풍
내 속의 광풍이었다
내 속의 그 바람 따라 웃고
내 속의 그 바람 따라 울고
내 속의 그 바람 따라 노래했다

바람 흐르는대로 
흔들리다 누웠다 
다시 일어나며
더러 패이고 
더러 곪은 옆구리
깊은 상처를 핥았다
흔들릴 때마다 
더 깊게
더 단단히 뻗은 내 뿌리
긁힌 마디마디를 뒤척였다

바람 멈추고 
세상 잠들자
비로소 알겠다  
내 속에 뿌리내린 그 바람

떠날 수 없는 
보낼 수 없는 바람이
내 속에 살아
나를 웃고 
나를 울며 
나를 노래한다

출처 : 여국현의 영문학아카데미
글쓴이 : 여국현 원글보기
메모 :

'Texts and Writings > My poem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길고양이, 울다  (0) 2015.01.30
[스크랩] 그 사내  (0) 2015.01.30
[스크랩] 국립병원 가는 길  (0) 2015.01.30
[스크랩] 달 붉게 빛나고  (0) 2015.01.30
[스크랩] 걷다가  (0) 2015.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