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dailylife

운길산역에서 두물머리까지...

그림자세상 2010. 12. 29. 00:44

운길산 역을 지나다 내리고 싶은 곳이 있었다.

별다른 풍경이 아닌데도 이상하게 마음을 끄는....

밤새 눈이 많이 내린 아침,

거기를 가보기로 했다.

원래 소미 축제에 가기로 했는데 몇가지 사정이

이리로 갈 시간을 주었다. 

 

망우역.

 

 

망우역보다는 회기역이 더 가깝긴 한데

꼭 여기서 타게 된다.

몸이 익숙한 것의 편안함....

 

 

국철이 곧 와서 곧장

 운길산역.

 

 

 

차가운 날씨 탓인지 역에는 사람들 거의 없고...

 

 

 

국철 안에는 그래도 칸칸이 사람들.....

 

 

 

역에서 내려 도로를 건너

언 강 위에 내린 눈과 철교.....

 

 

길에서 밭으로 내려서 내가 가려던 곳을 따라 가며

카메라를 잡는데, 한 발자국.

내가 가려던 길을 똑같이 먼저 밟아 갔다!

엊저녁에 내린 눈 위에 찍힌 발자국은

바로 직전 다녀간 모양....

같은 마음으로 이곳을 보며 지났을 그 사람 생각에

반가웠다.

누군가 같은 곳을 보며 같은 길을 걷고 싶어하고

또 생각만이 아니라 직접 그 같은 길을 걷는 사람이 있다는 것,

저 발자국을 보며

고마웠다

 발걸음을 멈추고 카메라를 들었을 곳에서는 어김없이 

그 발자국도 멈춰서 이리저리 맴돌고 있었다....

 

 

 

저 발걸음 머뭇거린 자리에서 보면 

이런 모습이었다...

 

 

한참 바람 맞으면서 걷다 나왔다....

철교 위로 또 하나의 열차가 지나갔다...

 

 

 

다시 운길산에서 국철을 기다려

두물머리에 들어서자

이미 어두웠다...  

 

두물머리의 그리운 나무

겨울 모습을 담고...

 

이곳에 가면 거의 언제나 들러

밥을 먹는 우정식당으로....

 

이발소였다가 식당으로 바꾼 것 같은

느낌이 물씬 나는,

언제나 가도 정겨운 입구와

언제라도 반갑게 맞아주시는

넉넉하고 고우신 아름다운 아주머니와

느릿느릿 난롯가에서 무엇인가를 다듬고 계시가

주전자에서 차를 따라주시는 유머넘치는 아저씨와

한쪽 벽면의 ...낙서

 

 

반찬은 언제나 넉넉하고

밥은 언제나 맛있고...

오늘도 한 그릇 더...

 

그렇게 예정없던 겨울 오후의

나들이가 갔다.

그립고 즐거웠던,

꿈같던 시간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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