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마지막 야간수업.
마지막 시간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목,
이번 학기 내 눈길이 가장 많이 머물렀던
나무.
그 앞에
그 아래 선다.
무엇인가가 아름다운 것은
그것을 아름답게 만드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먼저 그 자신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가로등 불빛 아래
자신의 모든 거추장스러운
옷들을 단 하나도 남기지 않고 돌려보낸 채
앙상하지만 숨막히게 곱고 강한 심줄 같은
뼈 마디마디 당당하게 드러내고
누구에게가 아니라
온 시간을 견뎌낸 스스로에게
환하게 웃고 있는
그,
나무,
아름다웠다!
다시 보게 될 때
나무,
그는 어느새 푸른 잎들을 내고 있으리라.
지금 환하게 웃는 저 미소
속으로 담고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깔깔거리는 웃음
푸르게 푸르게 던지리라....
그의 당당함을 사랑하고
그의 한결같음을 사랑하고
그의 홀로있음을 사랑하고
그의 흔쾌한 버림을 사랑하고
그의 영원한 새로남을 사랑한다
내가 사랑한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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