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3 - 그대
여 국 현
내 글
내 목소리에 담겨
내 마음이 가는 사람
내 길
내 걸음
내 시간을 함께 걸어
내 마음에 안기는 사람
겨울 신 새벽 산등성 위로 말갛게 동틀 때
얼굴 가득 환한 웃음과 함께 떠오르는 사람
여름 저녁 구름 가득 번지는 진홍빛 석양 너머
홍시 빛 아득한 미소와 함께 가라앉는 사람
낙엽 떨군 앙상한 가을 나무 잔가지 사이 서늘한
바람 몰아칠 때날카로운 바늘의 일침으로 마음 한켠 예리한 상처 남기며 스치는 사람
무수히 산란하는 단풍나무 사이 예각의 햇살 비처럼 나릴 때
노랗고 빨갛게 물든 가슴속에 비수처럼 꽂혀오는 사람
고요히 흐르는 섬강 어둔 강물에 달빛 실려 흘러갈 때
맞은 편 하늘 흐릿한 구름 속으로 눈 흘기며 비껴가는 사람
물안개 자욱한 이른 아침 철교를 건널 때
먼 바다를 날아 강으로 귀환하는 철새처럼
내 마음속 강에 가만히 내려앉는 사람
어둠도 덜 가신 새벽 버스 창가에 기대 잠 쏟아져 내릴 때
예고도 없이 새벽하늘을 가로질러 사라지는 별똥별처럼
내 얕고 불안한 꿈길을 헤치고 걸어 들어오는 사람
안개 자욱한 흐릿한 오후의 몽롱함에 마음마저 흐려질 때
무인등대의 불빛처럼 혹은 연안선의 무적처럼
길 잃고 헤매는 먹먹한 마음길 터주는 사람
걷고 쉬는 길 위의
온 시간 함께 하는 사람
눈 뜨고 감는 마음속
모든 시간 가득한 사람
그대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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