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s and Writings/My poems

사랑 4 - 편지

그림자세상 2010. 10. 4. 16:07

사랑 4 - 편지

 

여국현

 

 

그대를 생각하는 

내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

그대 내게 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장 감미롭고 힘찬 호흡으로

무너진 나를

건하게 다시 서게 해주고

멈춰 선 나를

뚜벅뚜벅 다시 걷게 해주는

숨결이 되고

목숨이 된다  

 

나는 그대가 그립다

숨 쉬는 매 순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보고 있어도

눈을 감아도

곁에 있어도

멀리 있어도

꿈속에서조차

그대가 나는 그립다

 

나는 그대가 밉다

그대 없인 아무 일도

아무 생각도 못하게

한 순간도 온전히 있지 못하게

세상이 온통 사라져버린 것처럼

나를 전부 가져버린

그대가 나는 밉다

 

나는 그대가 고맙다

그대 있으면

세상 어떤 곳에서

무슨 일이건 할 수 있는

믿을 수 없을 용기를 주고

한 순간도 내게서 떠나지 않고

서로의 전부를 주고

서로의 전부를 가진 

그대가 나는 고맙다

 

나는 그대가 있어 행복하다

슬픔과 기쁨도

아픔과 황홀함도

고통과 즐거움도

두려움과 평안함도

함께 있음이 행복임을

비로소 알게 하고

나로 인해 행복하고

그대로 인해 행복한

그대가 있어 나는 행복하다

 

내게 그리움인

내게 미움인

내게 고마움인

내게 행복인 그대

나는 그대를 사랑한다 

 

사랑하며 그리운 마음은 대기와 같고 

미워하며 그리운 마음은 생명수 같고

사랑하고 미워하며 행복한 마음은 바다 같고

사랑하고 그리워하며 행복한 마음은 대지 같아서

그대의 대기와

그대의 생명수와

그대의 바다와

그대의 대지

그 사이에 나는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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