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s and Writings/My poems

용구

그림자세상 2010. 9. 21. 15:32

용구

 

여국현

 

 

3교대 쇳공장 노가다가 꿈은 무슨 꿈

개소리 집어치우고 술이나 퍼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여리기만하던

공고동기 용구

쇳공장 교대근무 5년에 남은 건

술과 야근에 절인 구겨진 몸뿐이라며

연신 소주를 들어붓다

엎어져 잠든 네 어깨 위로

차가운 겨울바람이 할퀴고 지나갈 때

나는, 보았다

네 콧등을 타고 흐르던 한 줄기

굵은 눈물, 속에

투명하게 응결된 우리들의 절망

혹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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