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현
여국현
열두시도 넘어 전화한
혀 짧은 네놈 목소리에서는
언제나 외로움이 묻어나
때로는 어두운 내륙 지방의
차가운 바람소리도 들리고
술 한잔도 못 들이키던
허약한 간을 한 네놈의
어디에
그토록 깊은 허허로움이
자리한 것일까
무엇이 네놈을 그토록
외롭게 하는 것일까
오늘도 네 목소리에서는
바람소리가 들려
그래,
우리는 모두 긴긴 길을 돌아
그 바람 속에
다시 허방을 짚고 가는지도 몰라
그래도
살아 있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