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s and Writings/on everything

걷기와 멈추기

그림자세상 2009. 11. 15. 11:41

빠르지 않게

멈추지 않고

가만가만 한발 한발 

길 위의 걸음

 

가을 길이기도 하고

겨울 길이기도 하다.

언젠가 봄이 되고 여름이 될 길.

언제나 다음으로 가고 또 다음이 오는 길.

 

길은 끝나지 않는다.

끝까지 걸을 수 있는 길은 없다. 하여,

멈추려는가, 걸음. 

 

문득.

길 위의 걸음

잠시 멈춘 시간.

 

보내야 할 시간을 보내듯이

흘러야 할 강물을 보내듯이

떠나야 할 길들을 보내듯이

 

가만히 앉아 

조용히 보는

걸음 잠시 멈춘 시간.

 

길이 끝이 없으니

잠시 멈춰섬이 걸음 끝이겠는가만.

 

눈뜨니 겨울이다

눈시린 겨울아침이다.

 

벼린 칼 같은 낮달 하나

허공에 걸려

마음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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