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왔을 때 수련이 모습을 보일 기미가 보여
혹시나 하고 서둘러 세미원을 다녀 왔다.
연꽃은 아직 이르고
이른 수련은 더러 피어 연못 한 곳을 채우고 있었다.
수련이나 연꽃 못지 않게 내 마음을 잡은 것은
이곳저곳 작은 길이었다.
사람 손길로 만든 길이긴 하겠으나
어디건 길에 담긴 이야기가, 좋다.
안쪽 구름 다리 아래 작은 연못.
다리 위에서 보는 것보다
다리 아래 앉아 혹은 누워 보는 것이 좋았다.
꽃은 어떤 모양이라도 아름답다.
홀로 있어도,
함께 있어도.
건너편으로 보이는 두물머리.
두물머리 나룻배의 돛이 올라가 있다.
조금만 더 있었으면 돛 올린 모습 보고 왔겠다.
뭐, 다음에 보면 될 일^^*~
이 자리. 참 좋았다.
뙤약볕에 한참을 걸어 그늘이 필요할 때
마춤하여 나타난 곳.
위 사진의 두물머리가 건너다 보이는 바로 그 자리.
나무 위에 새들의 지저귐이 요란스러운 것은
아마 둥지가 어디 있어
침입자들에 대한 위협이었으리라.
새들의 지청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무 아래서 한참을 누워 쉬다 오다.
깜빡 잠이라도 들었다 느낄 정도로....
이 나무아래서 쉬는 것만으로도
다시 걸어갈 마음의 힘이 생기다....
사람이건 꽃이건
어디나 있게 마련이다.
제 홀로 자기 길 가는 이는.
인물찾기 놀이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물줄기의 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