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lace

두물머리 연가 - 2012 가을

그림자세상 2012. 11. 23. 17:04

오랜만에 찾은 두물머리.

많이 변해 있었다.

 

날씨가 많이 흐려 볕이 없는 늦은 오후여서

사진을 찍는 것은 어느 정도 포기하고

변한 두물머리를 걷는 데 만족하고 있었는데,

나무 아래 사람들이 드문드문 그림을 만들었다.

더러는 환하고 밝게,

더러는 슬픈 그림자를 드리우며.

 

이 연인은 후자쪽이었다.

남자의 떨군 고개와 어깨에 쌓인 무게가 보였다,면 찰나의 착각일까.

여인은 한없이 꼿꼿한 자세로 강물만 바라보고 있었다.

 

가끔 슬픔은 턱없이 강한 모습을 띠기도 하는 법, 이라고 말하면 역시 찰나의 착각일까.

 

강물은 잔잔히 흐르고

나무는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고요하게 흘러가는 강물처럼

말없이 지켜선 나무처럼

흘러가리라

견뎌내리라

 

지금 저들이 마주하고 선 그 무엇이

아픔이건 슬픔이건 혹은

슬픔과 아픔을 다 보듬은 사랑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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