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lace

두물머리 - River & Tree & People

그림자세상 2012. 11. 25. 14:13

 

두물머리 나무 위로 막혔던 길이 열렸다. 

 

 

 

 

이쯤에서 바라보는 모습은 그러니까 처음이다.

언제나 저 나무쪽에서 바라보는 시선이었으니.

이쪽의 땅은 아직 사람 발길 많이 닿지 않은 흙의 색을 보이고 있었다.

 

이쪽으로 걸을 수 있게 된 것은 한편 반가운 일이기도 하지만

마냥 그럴수만은 없는 일 같기도 하다.

 

피맺힌 사연을 적은 프래카드와 폭행당한 주인의 사진이 걸린 한 집의 사연이 

저쪽을 바라보는 내 등 뒤에 남아 있었다.

그 집의 사진을 담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새로 다듬어 다지고 만든 길에 나무가 심어졌다.

원래 있었던 나무인지는 모를 일이지만

아직 땅은 황톳빛이고 길 옆의 돌은 생경하다.

이 길은 곧추 더 올라갈 모양이라

저 위에서는 포크레인이 땅을 파는 소리가 요란했다.

 

저 나무 조금 지나면 배를 대는 나루터까지 마련된 것으로 보아

이 강으로 배를 띄울 모양인데,

그런 일은 없기를....

 

이 고즈녁한 풍경이 그저 사람들을,

사람들의 무례한 손길과 걸음을 받아주는 그것만으로 끝나기를.

강을 보고 걷는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을 받아주는 강 사이의 고즈녁한 침묵의 대화만으로 평온하기를..... 

 

 

 

 

 

                                                                                                                                  하나                                     둘            하나   둘                      둘

 

 

 

 

오고가는 사람들은

그렇게 조용히 와서 마음을 내려 놓고 쉬어가고

흘러가는 강물은

그렇게 조용히 그들의 마음을 받아 안고 흐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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