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s and Writings/My poems

목련, 지다

그림자세상 2011. 5. 10. 13:50

목련, 지다

 

    여국현

 

 

올 때는

고즈넉한 밤 봄바람에 안겨 머뭇거리며

백합같은 얼굴 하얀 손으로 가리고

고개 숙인 채 부끄러이

옷 매무새 여미는 소녀처럼

수줍게 다가와 안기더니

 

떠날 때는

천둥 비바람에 쫓겨

옷고름도 채 여미지 못하고

몸 가눌 틈조차 없이 떠밀려 쓰러져 

통곡하는 여인처럼

어지러이 경황없이 떨어지는구나

 

오고 맞는 미소 아련하고

떠나고 보내는 울음 처연하다

 

봄 밤

목련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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