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아픈 상실의 시절이다.
가까운 곳에서는 자식들 같은 여리디여린 목숨들이 채 피지도 못하고 차가운 바다속에서 침묵 속에 울부짖고,
먼 바다 건너 대척점 가까운 곳에서는 긴 세월 글쓰기를 자신의 삶으로 여기며 살아온 노작가가 [백년동안의 고독]을 뒤로 하고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를 남긴 채 [슬픈 창녀들의 추억]과 [콜레라 시대의 사랑]을 기억하며 [사랑과 다른 악마들]을 찾아 [족장의 가을] 빛 가득한 침묵의 바다로 마지막 항해를 떠닜다.
낯선 서울역에 발 디뎠던 그해 마지막날 나왔던문학사상판 번역본 [백년동안의 고독](안정효역)을 읽고 나비떼와 함께 흔들리던 마음을 기억한다.
얼굴도 모르고 손길 하나 스친 적 없지만 내 살붙이, 마음붙이 같은 아이들과 마르케스, 그 슬프고 아픈 헤어짐을 기억한다.
그 마음속에 간절하게 또 한 번 마음 모은다. 살아 돌아올 수 있는 단 한사람이라도 살아돌아올 수 있기를.
"삶은 한 사람이 살았던 것 그 자체가 아니라, 현재 그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며, 그 삶을 얘기하기 위해 어떻게 기억하느냐 하는 것이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자서전,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 중앙일보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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