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s and Writings/on everything

영화를 사랑하는 건...

그림자세상 2010. 9. 19. 00:45

영화를 사랑하는 건 결코 스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스타를 사랑하기 때문에 영화를 사랑한다면 그건 아직 영화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건 결코 이야기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이야기를 사랑하기 때문에 영화를 사랑하는 건 그건 아직 영화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지를 사랑하기 때문에 영화를 사랑하는 건 그건 아직 영화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그 영화를 사랑하는 건 결코 이미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그 영화를 사랑하는 건 그 영화가 세상을 다루는 방식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영화를 사랑하는 건 세상을 사랑하는 그 방법이다.

그리고 또 다른 영화를 사랑하는 건 세상을 사랑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말하자면 영화를 사랑하고 또 하면서도 갈증에 시달리는 것은 세상을 사랑할 수 있는 만족할 만한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결코 만족해서는 안 되는 사랑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들뢰즈의 말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 사랑에는 어떤 숭고한 면이 있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그걸 잊으면 안 된다.

그걸 잊으면 당신의 사랑은 돈 후안과 다를 바 없다.

 

"나는 사랑하고 있을까? 그래, 기다리고 있으니까!"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나는 거기에 이렇게 말을 더하고 싶다.

나는 영화를, 또 다른 영화를, 미처 보지 못한 영화를 사랑하고 있을까?

그래, 기다리고 있으니까!

같은 말의 다른 표현.

나는 세상을, 또 다른 세상을, 미처 보지 못한 세상을 사랑하고 있을까?

그래,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래,. 기.다.리.고.있.으.니.까! 

 

             -정성일,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5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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