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사랑하는 건 결코 스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스타를 사랑하기 때문에 영화를 사랑한다면 그건 아직 영화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건 결코 이야기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이야기를 사랑하기 때문에 영화를 사랑하는 건 그건 아직 영화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지를 사랑하기 때문에 영화를 사랑하는 건 그건 아직 영화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그 영화를 사랑하는 건 결코 이미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그 영화를 사랑하는 건 그 영화가 세상을 다루는 방식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영화를 사랑하는 건 세상을 사랑하는 그 방법이다.
그리고 또 다른 영화를 사랑하는 건 세상을 사랑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말하자면 영화를 사랑하고 또 하면서도 갈증에 시달리는 것은 세상을 사랑할 수 있는 만족할 만한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결코 만족해서는 안 되는 사랑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들뢰즈의 말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 사랑에는 어떤 숭고한 면이 있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그걸 잊으면 안 된다.
그걸 잊으면 당신의 사랑은 돈 후안과 다를 바 없다.
"나는 사랑하고 있을까? 그래, 기다리고 있으니까!"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나는 거기에 이렇게 말을 더하고 싶다.
나는 영화를, 또 다른 영화를, 미처 보지 못한 영화를 사랑하고 있을까?
그래, 기다리고 있으니까!
같은 말의 다른 표현.
나는 세상을, 또 다른 세상을, 미처 보지 못한 세상을 사랑하고 있을까?
그래,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래,. 기.다.리.고.있.으.니.까!
-정성일,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5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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