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마음먹고 나섰던 일요일 아침의 강변 나들이는
남자 둘의 긴 드라이브로 끝이 났다.
집 앞에서 낙지볶음으로
마무리를 하고
어디 먼데서만 봄이더냐 싶어
안 그래도 한번 둘러보고 싶었던
옆 아파트 정원 구경을 나섰다.
우리 쪽이 나무들의 정원이라면
옆 단지는 아기자기한 화단같다.
곳곳의 벤취와 꽃들과 잔디, 풀밭은
볕 좋은 아침이나 오후 책 들고 한나절 보내기엔
더 없이 좋은 공간이다.
지나다니면서 작은 곳곳
한 번은 다 꼼꼼히 살펴보고 싶은 곳이었다.
첫 걸음, 그냥 눈에 띄는대로 몇몇 담는데,
늘상 어디서나 꾸며놓은 화단에도
어느 수목원에 한 자리 차지해도
모자라지 않을 꽃과 풀과 나무들이
다 저마다의 몫만큼 자리잡고 있었다.
흔해서, 보아도 못 본척 지나던 꽃들과 나무,
부러 찾아간 수목원에서 헛발 딛고 돌아와 보니
미안하리만큼 더 환하게 빛난다.
누가 마시다 두고 간 커피 잔,
그 하나 있고 없음이 만드는 차이가 이런데
사람, 있고 없음이야 말해 무엇할까...
든 자리 표 안나도 난 자리 표난다 하던가,
여기저기 난 자리로 인한
상실과 아픔의 시간이 가득한 봄,
모든 마음들에 따스한 햇살 한줌이
위로가 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저 햇살이
상실로 인해 모든 가슴 아픈 이들에게
한 순간의 따스함이라도 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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