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flower

Flower Garden

그림자세상 2010. 4. 25. 20:59

그렇게 마음먹고 나섰던 일요일 아침의 강변 나들이는

남자 둘의 긴 드라이브로 끝이 났다.

집 앞에서 낙지볶음으로

마무리를 하고

어디 먼데서만 봄이더냐 싶어

안 그래도 한번 둘러보고 싶었던

옆 아파트 정원 구경을 나섰다.

우리 쪽이 나무들의 정원이라면

옆 단지는 아기자기한 화단같다.

곳곳의 벤취와 꽃들과 잔디, 풀밭은

볕 좋은 아침이나 오후 책 들고 한나절 보내기엔

더 없이 좋은 공간이다.

지나다니면서 작은 곳곳

한 번은 다 꼼꼼히 살펴보고 싶은 곳이었다.

첫 걸음, 그냥 눈에 띄는대로 몇몇  담는데,

늘상 어디서나 꾸며놓은 화단에도

어느 수목원에 한 자리 차지해도

모자라지 않을 꽃과 풀과 나무들이

다 저마다의 몫만큼 자리잡고 있었다.  

흔해서, 보아도 못 본척 지나던 꽃들과 나무,

부러 찾아간 수목원에서 헛발 딛고 돌아와 보니

미안하리만큼 더 환하게 빛난다.  

 

 

 

 

 

 

 

 

누가 마시다 두고 간 커피 잔,

그 하나 있고 없음이 만드는 차이가 이런데 

 

 

사람, 있고 없음이야 말해 무엇할까...

든 자리 표 안나도 난 자리 표난다 하던가,

여기저기 난 자리로 인한

상실과 아픔의 시간이 가득한 봄,

모든 마음들에 따스한 햇살 한줌이

위로가 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저 햇살이

상실로 인해 모든 가슴 아픈 이들에게

한 순간의 따스함이라도 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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