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히는 사람의 예의
미국에서 사진 공부를 할 때, 길에서 모르는 사람 10명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고 얼굴을 찍으라는 과제가 있었다.
미국에서 난 기자가 아닌 학생이었다.
명함도 없고 얼굴색도 다른 동양인이었을 뿐인데도 대부분 흔쾌히 시간을 내줬다.
우리는 거리에서 사진 찍힐 때 너무 경직되어 있다.
낯선 사람이 다가와서 사진 찍겠다고 부탁하면 관대하게 응해 주자.
내가 응해 줘야 나도 찍을 수 있다.
내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모전에 출품되어 상을 받았다고 기분 나쁠 일이 없지 않는가.
곽윤섭, [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 동녘,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