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에 마련된 고정 장기판.
늘 어르신들이 둘러서 계신다.
가끔 나가서 지켜보고 있으면
어디나 그런 것처럼 그 중 고수가 계신다
이날은 이 분이 그랬다.
사진을 찍다가
한 어르신이 핀잔을 준다.
"이런 것 찍어서 고발할라고?"
다른 어르신이 받는다.
"뭐? 설마 .. 뭐 할 일이 없다고 노인들 장난하는 걸 찍을라고?
찍어서 뭐 할라고?" 했다.
그러자 좀 전의 그 어르신,
"모르는 말 마소,
요즘 저런 것 많답디다."
내가 말했다.
"아닙니다. 저는 여기 바로 앞에 사는 사람인데
그냥 동네 가끔 다니면서 취미로 사진 찍습니다.
어르신들 모습, 담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니 오해는 마십시오.
찍지 마라시면 안 찍겠습니다."
장기판 주변의 어르신들의 시선이 한참 내게 모였다가
이내 다시 장기판으로 향했다.
장기를 두고 계신 두분 어르신들 가운데
이 분이 고수였다.
한참을 보다가 돌아선다.
결국 맞은 편 어르신이 판을 거두었다.
담배를 물긴 하셨는데
불 붙일 시간을 놓치고 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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