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eople

광장시장 과일 할머니

그림자세상 2014. 9. 13. 13:49


광장시장 먹자골목 옆 샛길에서 지난 달 16일 뵈었던 과일상 할머니.



늦은 시각 과일 좌판을 지나다 바나나 세 개를 천원에 가져가라시는 할머니 옆을 그냥 지나쳤다 

마음이 걸려 돌아가 받아들었다. 그 자리에 서서 하나를 까먹고 이야기를 나눴다.

50년이 넘으셨단다.

"청춘을 다 보냈지" 하신다.

"자제분들 모두 훌륭하게 키우셨을텐데요" 하자

"그렇지" 하신다. 



"목이 좋아요." 하자 

"목은 좋은데, 요즘은 휴가기간이라.."하신다.

인사를 나누고 돌아가다가 다시 돌아와 내 말씀 드리고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청을 드렸다.

"늙은이 안 이쁜데, 뭘..." 하시면서도 허락하시고는 돌아앉으신다. 

몇장을 찍고 보니 렌즈 안에 담긴 모습이 곱다. 

보여드리자 좋아하신다. 

무화과이야기 하다 인사 드리고 오는데 자두를 네 개나 담아주신다.

"과일은 지나면 버려야 하니 괜찮아" 하시며.

골목길을 지나며 슥슥 바지에 문질러 짙은 빛 자두를 베어문다.

달고 달다...


한참 나오다 생각하니 하루종일 저 좌판에서 못떠나실 것 같다.

시장 골목 앞에 식혜 파는 할머니께 식혜 한 잔을 샀다. 골목을 헷갈렸다. 

세 번이나 헤맨 뒤에 찾았다. 

중국 상인들이 과일을 사고 있었다. 

할머니 허리가 많이 휘었다.

식혜 드리고 또 몇 마디.

사람들 있는 곳은 어디나 이야기가 있다. 

할머니 성함을 못 여쭈었다. 

다음엔 성함부터....



그 뒤로 곧 가마했는데 할머니를 뵈러 가지 못했다. 

무화과 사기로 했는데...


다음주 지나는 시간에 들러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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