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시장 먹자골목 옆 샛길에서 지난 달 16일 뵈었던 과일상 할머니.
늦은 시각 과일 좌판을 지나다 바나나 세 개를 천원에 가져가라시는 할머니 옆을 그냥 지나쳤다
마음이 걸려 돌아가 받아들었다. 그 자리에 서서 하나를 까먹고 이야기를 나눴다.
50년이 넘으셨단다.
"청춘을 다 보냈지" 하신다.
"자제분들 모두 훌륭하게 키우셨을텐데요" 하자
"그렇지" 하신다.
"목이 좋아요." 하자
"목은 좋은데, 요즘은 휴가기간이라.."하신다.
인사를 나누고 돌아가다가 다시 돌아와 내 말씀 드리고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청을 드렸다.
"늙은이 안 이쁜데, 뭘..." 하시면서도 허락하시고는 돌아앉으신다.
몇장을 찍고 보니 렌즈 안에 담긴 모습이 곱다.
보여드리자 좋아하신다.
무화과이야기 하다 인사 드리고 오는데 자두를 네 개나 담아주신다.
"과일은 지나면 버려야 하니 괜찮아" 하시며.
골목길을 지나며 슥슥 바지에 문질러 짙은 빛 자두를 베어문다.
달고 달다...
한참 나오다 생각하니 하루종일 저 좌판에서 못떠나실 것 같다.
시장 골목 앞에 식혜 파는 할머니께 식혜 한 잔을 샀다. 골목을 헷갈렸다.
세 번이나 헤맨 뒤에 찾았다.
중국 상인들이 과일을 사고 있었다.
할머니 허리가 많이 휘었다.
식혜 드리고 또 몇 마디.
사람들 있는 곳은 어디나 이야기가 있다.
할머니 성함을 못 여쭈었다.
다음엔 성함부터....
그 뒤로 곧 가마했는데 할머니를 뵈러 가지 못했다.
무화과 사기로 했는데...
다음주 지나는 시간에 들러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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