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lace

Pasture covered with thick mist and rain

그림자세상 2012. 6. 4. 21:26

묵호항을 떠나 삼양목장으로 가는 길 위에서 본 하늘은 말갛게 개이기 시작했다.

아침의 일출을 보여주지 않은 하늘이

오후에는 맑은 하늘 아래 목장의 양떼를 보여주려나 보다 했다.

가는 길에 연이어 이어진 계곡물이 짙은 흘탕물이라 내내 의아해하기는 했지만

하늘은 맑았기에 오후에 환한 햇살 아래 목장의 양떼들을 그리며 갔다.

 

그러나 얼마를 갔을까,

목장에 이르기도 전에 하늘은 변해 있었다.

맑고 푸른 하늘은 간 데 없고 짙은 안개에 덮힌 산중턱이 나타났다.

비마저 뿌리고 있었다.

자다가 깬 버스 안의 사람들은 어이없는 웃음을 터뜨렸다.

목장 입구에 도착했을 때 안개는 더욱 짙게 내려 있었고,

비는 아예 방울로 뿌리기 시작했다.

 

올라가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잠깐 망설임이 없지 않았으나 사진은 못 찍으면 다음에 찍으면 되고

안개 낀 목장, 또한 나름이 경험일 터, 올랐다.

오르지 않았으면 결코 보지 못했을 풍경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풍경은 환한 햇살 아래 풍경, 못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깊은 느낌을 안겨 주었다.

안개비를 맞으며 걷는 것만으로도

이미 전부를 얻은 것이었다...!

 

올라가 걸었던 순서대로

다시 되짚으며 걷는 마음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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