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낮과 다르다. 밤에 보이는 모습은 낮의 모습과는 또 다르다. 사람도 그렇다. 건물도 그렇다. 매번 보는 건물이 매번 볼 때 마다 그렇기야 하겠는가. 매번 보는 사람도 매번 볼 때 마다 그렇기야 하겠는가. 그래도 다른 건 다른거다.
밤과 낮이 다르듯이 밤에 보는 사람이 다르고 밤에 보는 건물이 다르다. 내겐 그렇다. 같은 사람을, 같은 물건을 오래 보고 오래 간직하는 버릇은 그 때문일 수도 있으려나. 익숙하면서도 새롭고 늘 같은 것 같으면서도 또 다른, 그런 사람이, 그런 건물이 좋다. 돌려 좋게 말하면 그렇지만 달리 말하면 그것은 한편 새로움을 쉬 찾지 못하는 고루한 성품 탓일 수도 있겠다.
어디를 가게 되면 먼저 하는 일 가운데 하나는 내 공간을 찾는 일이었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본능의 일부였을 수도 있을게다. 옮겨 다니던 그 시간이 싫어 전학을 마다 하고 충청도에서 강원도로 통학하던 초등학교 1학년의 기이한 고집은 쉬이 생긴 것도 아니고 쉬이 사라질 것도 아닐게다. 하여 나는 익숙한 곳을 자주 찾는다. 가고 또 간다. 그리고 또 새로워 한다. 상상력의 부족일 수도 있다. 내 몸의 이동성의 한계가 그리 만들어 버린 것일 수도 있다. 뭐가 되었던 나는 어제 또 갔던 곳을 갔다. 그리고 또 새로워 했다. 내가 혼자 노는 방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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