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봄비 내렸다.
우산 들고 나섰다.
지난 겨울 다녀온 운길산역을 지나
신원역에서 내렸다.
강변 나무들이 눈에 들던 곳.
역에 내리자 잠시 멎었던 비가 다시 거세졌다.
역 앞 횡단보도를 지나
강쪽으로 나갈 무렵 비는 더 세지고
바람까지 불었다.
강 건너 산 위로 물 안개가 하얗다.
강둑 주변으로는 둔치 공사를 하다 멈춘 그대로
길은 온통 진창이고 막음줄이 쳐져 있었다.
푹푹 빠지는 강변 진창길을 걸었다.
여기 온 것은
이 나무들이 보고 싶어서였다.
비는 내리고 바람은 불고
카메라엔 연신 비가 튀고 티끌이 들어왔다.
그 짧은 잠깐 사이에도
나무들은
계속 꿈틀거리며 잎을 밀어내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