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dailylife

[스크랩] Palace in Autumn, 2010 (1)

그림자세상 2010. 11. 6. 02:25

수요일 야간수업 전까지 빈 시간,창경궁에 잠깐.

그러고보니 참 오랜만에 온 곳이군요...

관람 시간이 끝나갈 무렵이라

오래 있을 수 는 없었지만

그만큼 고즈녁함 속에

오래된 고목들과

빛들의 속삭임

조용조용

듣다가

왔지

 

음.

빛은

언제나

모두에게

똑같이 내리는

것이 아닌 것 같아요...

같은 나무

같은 모양

같은 색인데

빛 받고 안 받음이

저리 다르군요...

 

그런데

그 빛 받고

안 받는 저들이

또 어떤 시간에는

서로 입장이 바뀌어 있겠지요...

그것이 또한 조화로움이겠지요...

목도리로 꼭꼭 묶어놓고 싶도록

하나되고 싶은 저들의 마음을

어찌 모르겠어요^^*~

빛도 저들에게만

비추는군요^^*~

 

 

많은 시간이 지나면

저 젊은이들,

이런 모습으로

다시 여길 찾겠지요... 

 

 

빛은 이내 사라지기 시작하고

밝음과 어둠은 한걸음 차이로 갈라지는군요.

나무는 이제 빛이 아니라 어둠으로

자기를 보여줍니다...

 

아주 오래 이 나무를 보았지요.

자꾸 봄의 한 가운데 서서

막 새싹돋겠다

아우성치며

개구지게 깔깔거리는

소년도 보이고

하얀 햇살 가득 받으며

맑게 미소짓는

소녀도

함께 보이더군요...

 

오래오래 가만히 쳐다보는데

그냥 미소가 생기고

마음이 환해지더군요...^^*~ 

 

 

 

정말 한발의 차이고

순간의 차이지요,

밝음과 어둠...

출처 : 여국현의 영문학강의실
글쓴이 : 여국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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