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s and Writings/My poems

장미

그림자세상 2010. 9. 21. 16:00

장미

 

여 국 현

 

 

 

붉은 미소 가득했던

장미

시들고

말랐다  

 

꽃잎의 분홍색 흔적 없이 사라지고

새벽녘 붉은 하늘빛 충만하던 생명선들

선명하게 말라붙었다 

 

분홍빛 화사한 미소 사라진 곳에

연갈색 낙엽의 의연함

생명력 가득한 온기 물러난 곳에

또렷한 침묵의 고즈넉함

  

붉은 미소 가득했던

장미

시들고

말랐다 

 

제 몸의 시간을 벗고

다시 피었다

제 몸에 영원을 담고

다시 피었다 

 

삶의 처연한 흔적으로 아름답다

삶의 또렷한 흔적으로 살아있다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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