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켠에서 옛 시골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
구로동 철길.
7호선 천왕역에서 10여분 남짓,그리 멀지 않은 곳,
옛 철길이 그대로 풀과 꽃들을 안고 누워있다.
뜨거운 마지막 여름 혹은 이른 가을 햇살 아래
그 길 위를 따라 걸었다.
가을과 길, 두 명사와 가장 잘 어울리는 꽃, 코스모스...
사람 발길 닿지 않는다고 세상 멈춘 것은 아니다.
어디건 다 제 할 일 하는 존재들이 있는 법.
누구 몰래 숨어 피는 것 아니라
본래 저기가 제 자리인 것이다.
누가 보라 피어 있는 것 아니라
제 모습 그대로 살아 있는 것이다.
뜨거운 햇살보다
더 강렬한 시간을 빛내는 존재들
사람들의 소박한 손길 가득한 철로변 텃밭
가지, 파, 고추가 기차 다니지 않는 철로변에 빼곡하다
사람 손길 발길 없는 곳,
철길 아닌 것이다.
기찻길 옆 오막살이,는 아니라도
기찻길 옆 사람살이 가득한 것, 당연하다.
사람사이 이어주는 그 사이
사람 손길, 사람 발길 없을까...
그러나 더이상 갈 수 없는 곳이 있다.
길은 언제나 끝나고 다시 시작되는 법.
그 단절과 연속, 교차와 이행 사이에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의 세상이 있다.
두 줄 철길의 구속에서 자유로운 나비들.
그러나 저 나비들은 고요한 이 철길과 동행한다.
그리 길지 않은 그들의 삶과 시간은
저 길 위의 시간이니.
철길의 소음탓만은 아닐 것이다.
막아둔 저 공간의 단순함이 단호하면서도 투박하다.
열차 다니지 않는 철길,
바퀴없는 리어커.
닫히고 녹슨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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