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lace

Beside the river

그림자세상 2012. 11. 18. 13:47

지지난 목요일, 오래만에 다시 찾은 강.

늦가을의 해는 떠나는 걸음도 빨랐다.

앞자리의 산이 그 해를 더 일찍 가리면서

금새 강변의 나무들에 나리던 빛은 사라졌다.

그 나무들을 향해 걸어가는 사이에도

빛은 산너머로 재빨리 사라지고 있었다.

 

나무들을 보고 싶었지만,

늦가을의 그 나무들을 담고 싶었지만

어렵겠다, 했다.

스탠드도 가져오지 못하고 그저 달랑 카메라만 들고 나온 길이라

사진을 버리고 나무 구경만 할 요량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나무들을 향해 걸어가 한참 나무들을 보고 있는데

맞은 편 산 위로 비행기들이 날아왔다. 

멀리서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오는 비행기들의 궤적이

머리 위를 날아가는 비행기가 아니라

곧장 하늘 위로 솟아 대기권을 벗어나려는 

우주선처럼 직각의 궤적을 보였다. 

 

 

 

이 자리의 이 강변,

뭐 그리 특별할 것도 없는데,

그저 내 마음이 보는 한 빛이 걸려 있는 모양이다.

저 무수한 가느다란 나무 가지 그 어디쯤에...... 

 

 

나는 이 나무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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