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 목요일, 오래만에 다시 찾은 강.
늦가을의 해는 떠나는 걸음도 빨랐다.
앞자리의 산이 그 해를 더 일찍 가리면서
금새 강변의 나무들에 나리던 빛은 사라졌다.
그 나무들을 향해 걸어가는 사이에도
빛은 산너머로 재빨리 사라지고 있었다.
나무들을 보고 싶었지만,
늦가을의 그 나무들을 담고 싶었지만
어렵겠다, 했다.
스탠드도 가져오지 못하고 그저 달랑 카메라만 들고 나온 길이라
사진을 버리고 나무 구경만 할 요량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나무들을 향해 걸어가 한참 나무들을 보고 있는데
맞은 편 산 위로 비행기들이 날아왔다.
멀리서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오는 비행기들의 궤적이
머리 위를 날아가는 비행기가 아니라
곧장 하늘 위로 솟아 대기권을 벗어나려는
우주선처럼 직각의 궤적을 보였다.
이 자리의 이 강변,
뭐 그리 특별할 것도 없는데,
그저 내 마음이 보는 한 빛이 걸려 있는 모양이다.
저 무수한 가느다란 나무 가지 그 어디쯤에......
나는 이 나무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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