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잠실역에서 12시경 출발
4시쯤 도착한 강원도 추암해수욕장.
일출을 담으러 가는 80여명의 사람들이 두 차에 나눠 출발.
저녁하늘에 별이 보이지 않으면서
이미 일출 보기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들을 하는 이들도 있고.
나로서야 일출을 보면 좋겠지만
일출 못 보더라도 오가는 여정만으로도 이미 즐거운 사람이라...^^;;
우려는 현실이 되고.
새벽 4시경 도착한 추암해수욕장에는 짙은 안개가 가득.
차에서 내려 커피를 마시고
해수욕장 옆 일출 전망대에 올라보니 우리 일행 이외에도
이미 가득한 사람들.
소위 '굿 포스트'라는 곳에는 이미 대포같은 카메라들이 가득^^*~
맞은 편에서 솟아오를 태양을 기다리는 이들이
한곳으로 시선을 모아 바다를 응시하고 있다.
안개 자욱한 새벽의 추암해수욕장
저 안개 뒤편 어디에서는 해가 뜬 모양인데
해는 보이지 않고 꺼진 불과 조금 말갛게 밝아온 바다가
아침임을 알린다.
두 시간 가까이 한결 같은 자세로
수평선 위에 떠오르는 해를 기다리던 사람들
붉게 떠오르는 새벽 해의 장관을 못 만난 것이 아쉽겠지만
그 기다림과 설레임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이 되는 것을,
아마 모두들 느끼고 있을 듯....
저 수평선 위로 붉은 태양이 솟아오르는 모습은
분명 가슴 설레게 하는 장관일 터.
보이지 않는다고 해가 뜨지 않은 것은 아니니
마음속에 뜨는 해로 저 빈 자리를 메울 수 있는 것이
또한 이런 시간이 주는 행복....
저 새는 매일 그 떠오르는 해를 보는 것일 터.
어쩌다 시간 내어 그 해를 보며 감탄하고
그 마음으로 또 긴 시간을 버티는 우리네 인간들을 보며
저 새, 생각을 한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해는 오늘도 내일도 떠오르고
이곳의 해도, 집 앞의 해도 다르지 않을 것인데
그 다르지 않은 해를 다르게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지금, 여기이기 때문이고,
지금, 여기까지 오게 하는 바로 그 마음때문일터.
여기까지 오게 하는, 오고 싶어하는 그 마음, 잊지 않는다면
어디라도 거기가 바로 추암의 일출이고,
성산의 일출일 바....
허나 그럴 수 없게 하는 인간의 그 마음,
지금, 여기이고자 하는 우리 인간의 욕망 또한
소중한 것.
살아가는 큰 동력이기도 할 터이니..
저 새와 우리가 다르다면 어쩌면 그 마음,
그 마음자리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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