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천 사계/summer

중랑천 장마

그림자세상 2009. 7. 9. 20:52

남부 지방의 장마 소식이 어제 이야기더니

오늘, 아침부터 천둥, 번개 함께

비 주룩, 내리더군요.

한참 갈것 같더니

어느새 멎었습니다.

오후에 비 한참 내릴 때

집 앞 중랑천 둑에 나갔다 왔습니다.

금새 불었다 이내 잦아드는 중랑천.

물은 벌써 많이 차 올랐더군요. 

 

장안동쪽 둑에서 본

중랑천 변

인라인, 자전거 타고 산책하던 길들은

저 흙탕물 아래 잠겼군요.....

 

비가 오면 막아두는 모양인데

일부러 들어가는 사람이야 없겠지만,

한번 넘어가 보고 싶은 마음까지 없지는 않더군요....

어르신 두 분은 연신,

"강이 되었네!" 하시며

물이 불어난 중랑천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셨습니다.

 

우산 받쳐들고 나와 계신 분들 적잖이 계셨습니다^^*~

 

장평교에서 멀리 군자교 쪽으로 바라본 광경.

바로 엊그제 꽃들이며 길이며 찍었던 곳이

오른편 물에 잠긴 표지판에서 저 멀리

역시 물에 허리까지 잠겨있는 커다란 나무

그 사이였습니다.

그 꽃들이며 풀들은 모두

저 흙탕물 아래 잠겨있겠지요!

 

 

 

장평교를 건너 돌아오며 찍은 집쪽의 모습.

잠길 것은 모두 잠기고

윗머리께만 간신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군요....

어린시절, 집 앞 개천이 범람하여

둑 옆 방앗간을 쓸어가 버렸던 큰물의 영상과

그때의 두려움이 잠시 휙 스쳐지나기도 했습니다.

 

이분들도 비슷한 마음이겠지요.

아니면 저편 구름에 가려진 아파트 모양처럼

안개속이던가요....

 

짙게 내려앉은 하늘 구름 모양은

아직 한차례 더 주욱죽 부을 모양같더니

지금은 잠잠하군요....

 

길은 사라지고

길의 흔적만 남았군요.

 

집에 돌아와 베란다에서 바라본

흙탕물이 되어 흐르는 중랑천과

잠겨버린 천변의 운동시설들

 

맞은 편 용마산은 구름이 허리를 감아 안고

중랑천은 여전히 붉은 강처럼 흐르고.... 

 

지금은 언제 그랬는가 싶을 정도로 조용합니다.

중랑천의 수위도 금새 낮아져

천변의 운동시설과 자전거, 산책로는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짧은 시간,

그 순간에 사람의 힘이 어쩌지 못하는

자연의 한 얼굴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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