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지방의 장마 소식이 어제 이야기더니
오늘, 아침부터 천둥, 번개 함께
비 주룩, 내리더군요.
한참 갈것 같더니
어느새 멎었습니다.
오후에 비 한참 내릴 때
집 앞 중랑천 둑에 나갔다 왔습니다.
금새 불었다 이내 잦아드는 중랑천.
물은 벌써 많이 차 올랐더군요.
장안동쪽 둑에서 본
중랑천 변
인라인, 자전거 타고 산책하던 길들은
저 흙탕물 아래 잠겼군요.....
비가 오면 막아두는 모양인데
일부러 들어가는 사람이야 없겠지만,
한번 넘어가 보고 싶은 마음까지 없지는 않더군요....
어르신 두 분은 연신,
"강이 되었네!" 하시며
물이 불어난 중랑천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셨습니다.
우산 받쳐들고 나와 계신 분들 적잖이 계셨습니다^^*~
장평교에서 멀리 군자교 쪽으로 바라본 광경.
바로 엊그제 꽃들이며 길이며 찍었던 곳이
오른편 물에 잠긴 표지판에서 저 멀리
역시 물에 허리까지 잠겨있는 커다란 나무
그 사이였습니다.
그 꽃들이며 풀들은 모두
저 흙탕물 아래 잠겨있겠지요!
장평교를 건너 돌아오며 찍은 집쪽의 모습.
잠길 것은 모두 잠기고
윗머리께만 간신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군요....
어린시절, 집 앞 개천이 범람하여
둑 옆 방앗간을 쓸어가 버렸던 큰물의 영상과
그때의 두려움이 잠시 휙 스쳐지나기도 했습니다.
이분들도 비슷한 마음이겠지요.
아니면 저편 구름에 가려진 아파트 모양처럼
안개속이던가요....
짙게 내려앉은 하늘 구름 모양은
아직 한차례 더 주욱죽 부을 모양같더니
지금은 잠잠하군요....
길은 사라지고
길의 흔적만 남았군요.
집에 돌아와 베란다에서 바라본
흙탕물이 되어 흐르는 중랑천과
잠겨버린 천변의 운동시설들
맞은 편 용마산은 구름이 허리를 감아 안고
중랑천은 여전히 붉은 강처럼 흐르고....
지금은 언제 그랬는가 싶을 정도로 조용합니다.
중랑천의 수위도 금새 낮아져
천변의 운동시설과 자전거, 산책로는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짧은 시간,
그 순간에 사람의 힘이 어쩌지 못하는
자연의 한 얼굴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