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s and Writings/on everything

파울로 코엘료, [브리다](문학동네, 권미선 역, 2010)

그림자세상 2013. 2. 2. 02:26

"인간의 하루하루가 어두운 밤인걸요. 일 분 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몰라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앞으로 나아가잖아요. 신뢰하기 때문이에요. 믿음이 있기 때문이죠." (파울료 코엘료, [브리다], 44.)

 

“그렇다면 자신의 소울메이트는 어떻게 알아보나요?” 브리다는 이것이야말로 자기 생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했다.....눈빛을 보고도 소울메이트를 알아볼 수 있었다. 유사 이래 사람들은 그렇게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알아보았다. 달 전승에는 다른 방법이 있었다. 소울메이트를 만나면 그의 왼쪽 어깨 위로 빛나는 한 점이 보인다. (60)

 

“창조의 정수는 오직 하나야.”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그 정수를 사랑이라 부르지. 사랑은 세상 곳곳에 여러 개로 흩어져 있는 삶의 경험을 응축시키기 위해, 위를 다시 하나로 모으려는 힘이야.

 

우리는 대지 전체에 책임이 있어. 태초부터 우리 자신이었던 다른 조각들이 어디에 흩어져 살고 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지. 그 조가들이 잘 지내고 있을 때, 우리 역시 행복해. 하지만 그들이 잘 지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나마 희미하게 고통을 느끼게 돼.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는 각각의 윤회한 삶에서 적어도 한 번은 소울메이트를 만나야 하는 책임이 있어. 살아가면서 반드시 그 소울메이트와 마주치게 되거든. 그 순간이 잠시 잠깐일지라도. 하지만 그 순간은 우리의 남은 생을 정당화해줄 만큼 강렬한 사랑을 가져다주지.” (61~62)

 

“하지만 그녀는 원래 그랬고, 이젠 점점 나약해지는 것만 같았다. 변화를 시도할 자신감도 사라져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자신의 태도를 후회하고, 과감하게 밀어붙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자신의 잘못에 익숙해져가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사람들을 익히 알고 있었다. 자기 잘못에 익숙해져거 얼마 후에는 잘못과 미덕을 혼동하는 사람들. 그때는 삶을 바꾸기에는 이미 늦어버린다.” (74)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잇는 다리를 파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감정을 설명하려고 애쓰는 거야.” (122)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설명이 아니야. 더 멀리 가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지.” (132).

 

“고통받지 않으려면 아예 사랑을 하지 말아야 했다. 그것은 살아가면서 나쁜 것들을 보지 않기 위해 두 눈을 파내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하지만 제일 나쁜 것은 자신이 그 길을 제대로 선택했는지 평생 의심하며 그 길을 가는 것이었다. 선택에는 늘 두려움이 따르게 마련이었다.” (135).

 

“자기 소울메이트의 왼쪽 어깨 위에 점 하나가 반짝이네. 달 전승에서는 그렇게 자신의 소울메이트를 알아 보지.”(153)

 

“당신이 산 옷들은 당신의 일부이고 특별한 순간을 담고 있어. 당신 자신에게 선사할 선물을 사기 위해 외출하면서 행복했던 순간. 누군가에게서 상처를 받아 기분전환을 하고 싶었던 순간. 삶을 좀 바꿔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순간.

 

옷은 항상 감정을 물질로 변화시키지. 옷은 눈에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잇는 다리 중 하나야.....지속적으로 토양을 갈아엎고, 물결에 거품이 일게 하고, 감정을 움직임 속에 두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야. 온 우주는 움직이고 있어. 그러니 우리도 가만히 정체되어 있으면 안 되는 거야.” (183)

 

“밖으로 드러나 보이는 것을 바꾼다는 건, 내면에 존재하는 것을 밖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지.” (185)

 

“섹스를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알고 있거든. 자신이 통제력을 잃어야만 그 절정이 이를 수 있는 경이로운 현상을 앞에 두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누군가와 한 침대에 들어갈 때, 우리는 육체뿐 아니라 우리의 전 존재와 교감하도록 허락하는 거야. 우리와는 별개로 생명의 그 순수한 힘들은 서로 소통을 하고, 그리고 나면 우리가 누구인지 숨길 수가 없게 되지.

 

자기 자신에 대한 품고 있는 이미지가 어떤 것인지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아. 아무리 멋진 가면을 쓰든, 제아무리 똑똑한 대답을 하든,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섹스를 할 때는 상대를 속이가기 어려워. 각자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주게 되기 때문이지.“ (192)

 

“인간이 세상과 맺는 모든 관계는 오감을 통해 이루어지네. 마법의 세계에 몸을 던진다는 것은 미지의 감각들을 발견하는 것이고, 섹스는 그 미지의 감각으로 통하는 문들 중 몇가지로 우리를 추동해가지.....

 

자네가 섹스의 힘에서 지혜를 찾든, 쾌락을 찾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 섹스란 언제나 총체적인 경험이야. 오감을 동시에 접촉하게 되는, 혹은 접촉해야만 하는 유일한 인간 행위이기 때문이지. 상대방을 향한 모든 채널이 활짝 열리는 거야. 그리고 오르가슴에 이르는 순간, 오감을 사라지고 마법의 세계로 접어들지. 이제 우리는 볼 수도, 들을 수도, 맛을 볼 수도, 감촉을 느낄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없어. 그 기나긴 몇 초 동안 모든 것은 사라지고 황홀경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지. 신비주의자들이 몇 년간의 금욕과 수련 끝에 도달하는 것과 완벽하게 똑같은 황홀경이야....이러한 황홀경으로 추동하는 힘이 바로 오감이야. 감각들이 강하게 자극받을수록, 추동하는 힘은 한층 더 강해지지. 그리고 황홀경은 더욱 깊어지네. 이해하겠나?” (204~205)

 

“정비공을 봐.....그는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고 있어. 그냥 보고만 있지. 이 일을 한 지 몇 년이 되다보니 이제는 차가 그들끼리만 통하는 언어로 말한다는 걸 알고 있는 거지. 지금 작동하고 있는 것은 그의 이성이 아니라 감각이야.”(225)

 

“인간이 어떤 일을 하건, 그것으로 그 지혜에 다다를 수 있어. 마음에 사랑을 담고 일한다면 말이지. 우리 마녀들은 세상의 영혼과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촛불의 빛과 침묵을 통해 영원을 응시할 수 있지. 하지만 우리는 자동차 엔진이 어떤지는 몰라. 그래서 정비공들이 우리를 필요로 하듯, 우리도 그들을 필요로 하는 거야. 그들을 보이지 않는 세계로 인도해주는 다리는 자동차 엔진 안에 있고, 우리의 다리는 달의 전승 안에 있지. 둘 다 보이지 않는 세계와 이어주는 다리야. 당신 몫에 충실하도록 해. 다른 사람들의 몫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고.” (226)

 

“그 몇 시간 동안, 나는 평생의 사랑을 했던 거야. 엄마는 딸을 바라보았다. 딸이 모두 이해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느끼고 있었다. 이제 딸은 그런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한 번도 네 아빠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단다. 단 하루도.’ 엄마는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네 아빠는 늘 내 곁에 있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나는 죽는 날까지 그의 곁에 있고 싶어. 하지만 마음이라는 것은 알 수 없는 것이어서 그날 오후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지 이 엄마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이것만은 알지. 그 만남이 내가 아직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가르쳐줬다는 것, 그럼으로써 내가 나 자신에 대한 더 큰 신뢰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절대 잊을 수 없는 것을 가르쳐주었지. 살아가면서 중요한 한 가지를 찾았다고 해서 그 때문에 다른 중요한 것들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것.” (276)

 

“주여, 우리 모두는 어두운 밤이라는 위험을 감수하기 위해 이 땅에 있습니다. 저는 죽음이 두렵습니다. 하지만 삶을 낭비하는 것은 더욱 두렵습니다. 우리의 이해를 넘어서는 것들을 담고 있기에 저는 사랑이 두렵습니다. 사랑은 그토록 밝게 빛나지만, 그것이 던지는 그림자가 저를 두렵게 합니다.” (284~285)

 

“삶이란 이런 것일세.....실수의 연속이지. 수백만 년 동안 세포는 정확히 똑같은 방법으로 번식해왔어. 그런데 그중 딱 하나가 실수를 저질러서 그 끝없는 반복 속에 변화가 생겨난 것이야....실수가 세상을 움직이도록 추동한 거야. 실수를 결코 두려워하지 말게.” (333)

 

“절대 부끄러워하지 마시게. 생이 그대에게 주는 것은 모두 받아들이고, 그대 앞에 놓인 잔은 모두 마시게. 포도주란 포도주는 모두 맛보아야 하는 것이지. 어떤 것은 한모금만 마시고, 또 어떤 것은 병째 마셔야 하네.”

“그걸 제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맛으로. 나쁜 와인을 맛본 사람만이 좋은 와인의 맛을 아는 법이지.” (336)

 

“여기 이 사람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하겠지. 내 노력을 경멸할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나 역시 그들만큼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신을 믿지 않으면서도 신을 찾고 있으니까.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그분은 용감한 이들의 신이야.”

 

신은 용감한 이들의 신이다. 그리고 그 신은 로렌스를 이해할 것이다. 용감한 이들은 두려움을 안고 결정을 내리고, 내딛는 걸음마다 악마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에 번민하고, 자신이 옳은지 그른지 스스로 묻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행동하는 이들이다. 그들은 행동한다. 그들 역시 기적을 믿기 때문이다. (343)

 

태양전승에서 가장 중요한 가르침 중 하나는 사랑이다. 사랑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잇는 유일한 다리이다. 그리고 하루하루 우주가 인간 존재들에게 전하는 가르침을 번역할 유일한 언어이기도 하다. (345)

 

“비가 창문을 두드리며 내리는 오후를, 잠든 아이의 평온함을,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는 마법과도 같은 순간을 소유할 수 없듯이. 아무도 대지에 존재하는 가장 아름다운 것을 소유할 수 없지만, 그것을 사랑할 수는 있어. 신께서 인간에게 당신 모습을 드러내시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순간들을 통해서지. 우리는 태양의 주인도, 오후의 주인도, 파도의 주인도, 심지어 신RP서 보여주시는 환영의 주인도 될 수 없어. 바로 우리가 우리 자신을 소유할 수 없기 때문이야.” (346)

 

“꽃을 소유하려는 자는 결국 그 아름다움이 시드는 것을 보게 될 거야. 하지만 들판에 핀 꽃을 바라보는 사람은 영원히 그 꽃과 함께하지. 꽃은 오후와 저녁노을과 젖은 흙냄새와 지평선 위의 구름의 한 부분을 담고 있기 때문이야.” (346)

 

“사랑이 자유라는 것을 언제나 기억할게. 이것이 그토록 오랜 세월을 거쳐 내가 배운 가르침이야.” (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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