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시립미술관에 갔다가
문봉선 화백의 그림을 만났다.
마음의 자리가 되는 그림들이 있다.
그때 그랬다.
흐르는 강물 위로 드리워진 버드나무 앞에 앉아
내 마음을 실었다.
일주일에 한번씩 버스를 타고 지날 때마다 본 풍경,
그 그림에 담긴 모습이 그저 이 모습 같았다.
한번도 저 길을 걸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
세상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말고
얼마나 많은 모습들이 있는가.
저 나무들 사잇길을 걸어보지 못했던
이전의 시간들이 아쉬웠다.
두어번 그 길을 걸었다.
여름에 큰 비 한 번 제대로 내릴 때 혹은
그저 소소한 가랑비 내릴 때
저 나무들 사잇길에 서 있는 나를 본다....